빈틈없는 미사일 감시냐, 비용 효율성이냐…엇갈리는 시각
北 미사일 시험 다변화에 ‘섞어쏘기’까지…커지는 식별 부담
우리 군이 지난해 9월부터 동해상 이지스구축함의 상시 배치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행정보 수집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 당국은 기존 감시자산만으로도 미사일 탐지·추적과 방어태세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군 내부 일각에서는 미사일 방어에 필요한 정보 확보와 북한 미사일의 성능을 분석하기 위한 정보 수집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은 2025년 9월 인력 부족과 함정의 장기간 해상 운용에 따른 부담 등을 이유로 합동참모본부에 동해상 이지스함 상시 배치 중단을 요청했고, 합참은 이를 승인했다.
당시 합참의장은 해군 출신인 김명수 대장이었으며, 같은 해 9월 30일 진영승 공군 대장이 후임 합참의장으로 취임했다.
우리 해군은 현재 이지스구축함 4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지스함은 장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첨단 레이더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해상 감시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상시 배치 중단 이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경우 이지스함을 출동시키는 방식으로 운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군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당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이지스함을 출동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북한은 뚜렷한 사전 징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北 미사일 종류 갈수록 다양해져…발사체 식별도 어려워져
북한은 최근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시험을 잇달아 실시하고 있다. 서로 다른 무기체계의 성능과 비행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정보 수집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600㎜ 초대형 방사포를 여러 발 발사했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집속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달 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집속탄두의 효과와 수직타격 비행 특성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당시 합참은 평소와 달리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지 않고 단순히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한미 군 당국은 근거리탄도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제원을 분석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신형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와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한 군 관계자는 근거리탄도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와 비행 특성이 일부 겹칠 수 있고, 발사 각도와 비행 고도에 따라서도 궤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레이더 자료만으로 발사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동해상에 이지스함이 상시 배치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난 4일 발사된 미사일의 종류를 군이 즉각 식별할 수 있었을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軍 "미사일 감시 공백 없다"…세부 정보 수집에는 한계 지적
합참은 이지스함 상시 배치 중단으로 군의 미사일 감시태세에 공백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합참에 따르면 지상에 배치된 레이더만으로도 우리 영토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으며,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역시 비행 구간의 상당 부분을 추적할 수 있다.
또 추적 과정에서 일부 제약이 발생하더라도 한미일 3국의 실시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체계와 미국·일본과의 정보협력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우리 영토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미사일 탐지·추적 능력과 북한 미사일의 전체 비행 과정을 관측해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하는 능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위급 군 관계자는 지상 레이더가 안정적인 운용과 정밀한 추적에 강점이 있는 반면, 해상 레이더는 이동성을 활용해 관측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상 레이더는 고정된 위치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지구 곡률 등의 영향으로 미사일이 멀어질수록 비행 후반부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해상 감시자산은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행정보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러한 차이가 곧바로 미사일 방어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리 영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동해상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전체 비행 과정을 추적하지 않더라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실제 미사일 제원 분석을 담당하는 군 내부에서는 상시 배치 중단에 따른 정보 수집상의 제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스함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는 지상부대 소속 군 관계자는 상시 배치 중단 이후 북한 미사일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해상 감시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해상에 이지스함이 상시 배치되지 않으면서 북한 미사일의 세부적인 특성을 분석하는 데 일정 부분 제약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거리와 비행 궤적 등 다양한 특성에 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용과 효과성 사이에서의 딜레마
결국 쟁점은 이지스함 상시 배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미사일 정보의 가치와 이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인력 사이에서 군이 어떤 균형을 선택할 것인지로 좁혀진다.
이지스함은 고성능 레이더를 갖춘 핵심 감시자산이지만, 장기간 해상에 배치하려면 상당한 운용 비용과 승조원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상·해상 레이더의 차이를 설명한 고위급 군 관계자도 이지스함의 장기간 해상 운용에 따른 비용과 인력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스함을 상시 배치하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른 운용 비용과 인력 부담도 상당하다"며 "결국 추가적인 정보 수집을 통해 얻는 이점과 여기에 투입되는 자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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