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폭발·제거작업 위협으로 받아들일 가능성 대비'
우리 군이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전방 육군 군단의 화력대기태세를 격상하고, 북한의 우발적 군사행동에 대비해 즉각 대응 사격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친 지뢰 폭발 사고 직후 군단급 화력대기태세를 격상했다.
격상된 태세는 우리 군이 MDL 이남에서 발견된 북한 지뢰지대를 제거한 지난 5일까지 유지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지뢰 제거 작전은 우리 군이 MDL 이남에 설치된 북한 지뢰지대를 물리적으로 제거한 첫 사례다.
군 관계자는 당시 화력대기태세 격상 배경에 대해 MDL 인근에서 이뤄지는 폭발과 지뢰 제거 작업이 북한의 예상치 못한 반응을 불러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지뢰를 터뜨리는 게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이 경계선이라고 보는 곳 바로 앞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발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고, 시각적으로도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기 위해 태세를 올린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력대기태세는 적의 군사행동이 발생했을 때 전방 부대가 화력으로 대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대비태세다. 태세가 격상되면 병력과 무기체계의 준비 수준을 높여 단시간 내 화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과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 때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졌다.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2022년과 북한이 전방 포병부대에 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했던 2024년에도 우리 군의 화력대기태세가 강화된 바 있다.
합참은 화력대기태세 격상 여부와 어떤 군단이 격상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작전보안을 이유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 같은 조치는 우리 군이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판단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예고했음에도 외견상 뚜렷한 대응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알려졌다.
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일축하며 전날 이뤄진 지뢰 제거 작전을 거론했다.
강 장관은 "우리 DMZ 역사상 사실 처음 있는 일이고, 저는 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에는 DMZ에서 우리 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은 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번 지뢰 사건 이후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안이 검토됐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합참이 전날 해당 지뢰들이 인위적으로 설치됐고 설치 시점은 12개월 이전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한 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정부가 결정한 상응 조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치라고 하면 효과성을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봤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소음 등 부담도 고려 요인으로 들었다.
flylikekit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