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그동안 군 출신 장교들이 맡아온 고위 보직을 민간 공무원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기준이 뒷받침된다면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문민통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현역 장교가 맡아온 직위에 민간 공무원을 확대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수일 전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온 인사는 기존의 사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내부자가 미처 보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분야와 완전히 동떨어진 인사가 아니라면 이런 신선한 시각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핵심 인사기획 보직을 현역 장교 대신 일반직 공무원이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내부 직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통상 육군 대령이 맡아온 해당 직위는 고위공무원단 소속 일반직 공무원에게 배정된다. 이 보직은 군 인사정책 전반을 조정·총괄하는 핵심 자리다. 그간 해당 부서가 담당해온 장성급 인사관리 등 주요 기능은 인사복지실 산하 별도 인사운영 조직으로 이관되며, 이 역시 민간 공무원이 책임진다.
이재명 정부는 2024년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로 군에 대한 문민통제 강화를 제시하고 관련 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방부와 산하기관의 고위직에 민간 인사를 확대 임명하는 한편, 현역 및 예비역 군 출신의 구조적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1961년 군사정변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문민화 기조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안 장관 취임 이후 장성 보좌관 직위를 민간 국방보좌관으로 전환하는 등 군 관련 고위 보직의 민간인 기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인사 분야를 넘어 신흥 국방 정책 영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민간 공무원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관보급 보좌 직위를 신설했다. 해당 직위는 인공지능(AI) 정책과 데이터 활용, 국방 혁신 과제를 총괄하며 주요 무기 도입 심의 기구에도 참여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간 인사 확대가 급격히 이뤄질 경우 인사 관리와 작전 기획에서 현장 이해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안영수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직무 수행에서 중요한 것은 직역이 아니라 객관적 평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미 객관적인 인사 지표가 마련돼 있고, 의사결정도 그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며 “반드시 군복을 입은 인사가 맡아야 할 직위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진급 심사에 반영되는 요소를 포함해 현장에서 축적된 암묵지와 경험적 지식도 평가 기준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자격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기준을 정교화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사 구조의 불균형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성공적인 문민통제는 정치적 책임성과 군 전문성 간 균형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출신 인사도 전문성과 책임 의식을 입증해야 한다”며 “장단점은 존재하지만, 전문성이 뒷받침된다면 집단사고를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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