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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김연아 피겨 은메달 '정당' vs '편파 판정'

Feb. 24, 2014 - 10:17 By KH디지털2

(연합)

'피겨여왕' 김연아가 마지막 무대인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받은 것과 관련, '편파 판정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판정은 "완전히 공정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카고트리뷴, 워싱턴포스트(WP),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를 포함한 다수의 외신은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을 의아해하며 "불투명한" 판정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뉴욕타임즈(NYT), 타임(TIME) 등 몇몇 외신은 이번 판정이 "옳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NYT는 20일(현지시간) "김연아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탱고연기를 선보여 144.19점을 받았다"면서도 "김연아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했던 더블 악셀-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지 않았고, 스텝 시퀀스와 레이백 스핀에서 최고점수를 받지 못해 총점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또 NYT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트리플 점프를 7번 구성해 성공했지만 김연아는 6번만 넣었다"고 강조한 뒤 "이 때문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보다) 기술점수에서 약 5점을 더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또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엘비스 스토코의 말을 인용, "이번 경기는 완전히 공정했다"며 "충분한 기술적 무기가 준비돼 있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달리, 김연아는 그렇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간지 TIME 역시 기술적 측면에서 소트니코바가 앞섰다고 지적했다. 트리플점프에서 소트니코바는 트리플-더블-더블을 시도했지만 김연아는 더블-더블-더블을 보여줬기에 기본 점수에서부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때부터 도입된 새로운 판정 시스템 하에서는 소트니코바의 연기가 높은 점수를 얻기에 더 "적합했다"고 말했다. 바뀐 판정 시스템은 모든 구성 요소에 점수를 부여하며 이 때문에 TIME은 이 시스템이 "예술을 희생시켜 수학을 도입한 격"이라고 평했다.



(연합)

하지만 미국 USA TODAY는 아무리 소트니코바가 기술적으로 더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해도 이 선수에게 주어진 점수는 "과하다"고 평했다. 미국 'USA투데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피겨 심판이 인터뷰에 나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심판들의 국적 구성이 소트니코바에게 명백히 기울어져 있었다"고 말하며 편파 판정을 시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비췄다.


실제로 이번 프리스케이팅 판정을 맡은 심판 9명 중 4명은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과거 러시아에 속해있던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출신이었다.


이 중 우크라이나 출신의 심판인 유리 발코프는 지난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 당시 피겨 아이스댄스에서 판정 조작을 시도하다 발각돼 심판 자격정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또 러시아 심판인 알라 셰브코프체바는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인 발레틴 피세프의 부인으로 편파 판정의 의혹을 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ISU는 여전히 "심판은 랜덤하게 배정됐고 모든 판정은 공정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는 공식입장만 내놓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TIME은 김연아가 진정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면 더 기술적으로 어려운 구성으로 경기를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김연아는 2010년 그녀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들었던 "파워"와 "스피드"가 부족했다고 평했다.


반면 WP는 피겨스케이팅은 "점프 그 이상의 것"이라며 "Russiaflation(러시아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심판 판정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부풀려졌음을 함축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소트니코바를 올림픽 역사상 "가장 미완성의 챔피언"이라고 평했다. 


AFP 통신은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고 보도했고,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의 은메달 결과에 동의하십니까?"고 물으며 심파 판정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김연아는 이날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4.92점과 합해 총점 219.11점을 기록, 은메달을 차지했다.


반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받아 2위에 오른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49.95점을 받아 총점 224.59점을 기록,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금메달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다"며 "끝나서 기쁘다"고 했지만 전 세계 팬들은 그녀처럼 담담하지 않은 듯 보인다.



21일 세계적인 인권 회복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항의하는 운동이 전개됐다. 김연아 서명운동에 전 세계 네티즌들이 참여하면서 해당 페이지가 잠시 접속이 안 되기도 했다.


김연아 서명운동 참여 인원은 23일 오후 6시 200만 명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옥현주 인턴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


<관련 영문 기사>

Controversy persists over figure skating results


The gold medalist was already decided in ladies’ figure skating at the Sochi Olympic Games, but the surprising outcome continues to create a stir at home and abroad.

A slew of foreign news reports have sympathized with Koreans enraged by “home-cooked” judging, raising a question over the “opaque judging system.”

However, some believe the embattled judges got the result “right” this time despite the possible collusion that may have taken place. 

The New York Times viewed the South Korean figure skater Kim Yu-na’s routine as “not the most athletically challenging.” The U.S. daily cited a two-time Canadian Olympic silver medalist as saying, “It was totally fair. Kim didn’t have enough technical ammunition.”

Russia’s Adelina Sotnikova, who captured the controversial gold in the event, outpaced Kim on the technical side, TIME said.

According to the U.S. weekly magazine, Sotnikova completed seven triple jumps to Kim’s six. In the three-jump combination attempted by both skaters, the Russian pulled off a triple-double-double, while Kim only did a double-double-double, which gave Sotnikova a higher score than Kim.

Sotnikova’s skating appeared more “tailor made” for the new scoring system in place since the 2006 Olympics, which gives numerical value to each element and favors “mathematics” at the expense of “artistry.”

Even so, “The judging was clearly slanted towards Adelina Sotnikova,” the newspaper USA TODAY quoted a high-ranking Olympic figure skating official as saying on condition of anonymity.

The paper took issue with the questionable judging in Thursday’s event. It turned out that one of the judges was married to the former president of the Russian figure skating federation and another, from Ukraine, was suspended for a year after attempting to fix the results at the 1988 Nagano Olympics.

Despite the mounting uproar, the International Skating Union has yet to acknowledge a query about the judging. The official statement only read, “ISU is confident in the high quality and integrity of the ISU judging system.”

Still, Kim seemed to lack the power and speed that set her apart and earned her record-setting scores back in 2010, according to TIME: “She should have brought in bigger technical elements” if she had wanted to defend her Olympic crown.

The Washington Post, on the other hand, thinks figure skating has always been about more than just jumps. The U.S. paper pinpointed “Russiaflation,” which made Sotnikova “the most unaccomplished women’s champion” in Olympic history.

“Queen” Yu-na herself seems to be okay. She said that the gold medal was not her main goal and the most important thing was to participate in these games.

Yet fans worldwide do not seem to be okay. A petition on the website change.org calling for an investigation into the event’s judging had drawn nearly 2 million signatures as of  6 p.m. Korean time on Sunday.

By Ock Hyun-ju, Intern reporter (laeticia.oc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