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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 日서적 100권 영어로 번역...왜?

March 31, 2015 - 16:28 By KH디지털2

일본 아베 정부가 히로시게 세코 관방 부관장을 필두로 일본의 비소설류 작품 영역본을 미국 도서관 등지에 배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역사업을 통해 일본은 미국의 여론 지도층과 대중에게 접근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총서”라고 이름붙인 해당 사업하에서 아베 정부는 올해 들어 이미 “나이테 경영”을 포함한 다섯 권의 일본어 서적을 영어로 번역, 출판하는 작업을 마친 뒤 미국 내 각 도서관에 무료로 배포했다. 일반인 역시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을 통해서도 번역본을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수많은 외국 서적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 내에서 읽히고 있지만, 일본 서적이 영어로 번역되는 건수는 미미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제외하면 꾸준히 영어로 번역되고 있는 일본어 서적은 거의 없다고 매체는 밝혔다.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히로시게 세코는 “일본에는 수많은 작품성 있는 책들이 매년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일본어로 적혀 있기 때문에 외국인 독자층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일본의 문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올해 공공 외교 분야의 예산을 대폭 늘린 데 이어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일본 정치와 외교 분야의 교수 과정을 밟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500만 달러 (약 55억원)의 금전적 지원을 해 주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외국으로 파견해 일본을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베 정부가 한국, 중국과의 과거사 문제를 놓고 불거지는 공공 외교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를 비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과 중국이 최근 펼치고 있는 자국의 언어를 알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국제적인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고 매체는 말했다. 중국어 전파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공자 아카데미가 지원하는 사업이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세종 연구소 역시 근래 들어 미국 학계 내에 한국 문학을 알리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일본 정부가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업하에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비소설류 일본어 서적 100권을 영어로 번역해 배포할 계획이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