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터져 나 온 성폭력 피해 폭로 '미투'(#Me too) 운동이 초•중•고교로까지 번질 모양새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및 학교에서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를 대 상으로 성폭력 피해 제보를 받는 '스쿨미투' 페이지가 개설됐다.

한 제보자는 지난 2000년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늦은 시간 전화해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끊지 않겠다고 하는 등 성희롱과 스토킹을 저질렀다 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그런 말을 하면 끊겠다'고 하자 '너는 선생님한테 예의없이 군다 '고 했던 것, '다른 애들은 안 그런다'고 했던 것 지금도 기억한다"며 "아직 교사 생활 중이던데 미투 운동에 평생 가슴 졸이며 불안에 떨길 바란다"고 했다.

스쿨미투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스쿨미투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다른 제보자는 1988년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학급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추행했지만 아무 징계 없이 장학사를 거쳐 교육장까지 지내고 퇴임했다며 "미투 운 동을 보면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안의 상처가 치유되지도, 분노가 잊히지도 않 았음을 깨달아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썼다.

한 여성은 경기지역에 근무하는 한 교사가 대학 시절 선배로 자신에게 접근해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했고, 이후 교사로 임용돼 근무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자신을 찾아와 같은 일을 반복해 신체•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도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피해 폭로에 동참하고 있다.

'대한민국 고2 대나무숲'에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교사로부터 받은 성추행 피해 를 언급하며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나고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당신은 참 더러운 사람"이라고 쓴 제보 글이 올라왔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최근 미투 운동에 힘입어 피해 사례를 공개하는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등장하는 상황이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 대나무숲에는 한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 성추 행을 저질렀고, 수업 중 "여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남자를 잘 만나야 꽃이 핀다" 등 성차별 발언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해당 대학 성평등상담실은 긴급 진상조사팀을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양대 대나무숲에는 "최근 모 단과대 모 학과 새터(새내기배움터)에서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면서 "학생회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한다는 일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게, 조용히 가해자를 휴학시키는 등 조치 따위로 넘어가려 한다"며 학생 자치기구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개강 전후로 이어지는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성폭력 등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 는 상황을 막고자 학생 자치기구가 미리 나서는 사례도 있었다.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는 2∼4일 열린 새터를 앞두고 '동의받지 않거나 불쾌할 여지가 있는 성적 행동과 발언을 하지 않는다', '게임과 재미를 매개로 원치 않는 신체접촉이 강제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납시다' 등 내용 을 담은 '새터 규약'을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