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숨진 영국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
명품 브랜드 샤넬의 뮤즈로 유명한 영국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가 22일(현지시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17일 50번째 생일을 맞은 지 닷새만이다.
유가족은 23일 성명을 통해 "테넌트가 전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그는 멋진 여성이었으며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고 AP, AFP,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가족은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테넌트가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에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테넌트는 앤드루 캐번디시 데번셔 공작의 손녀로, 스코틀랜드 귀족 집안 출신이다.
테넌트는 모델로 데뷔하기 전 영국 사우샘프턴대 윈체스터예술학교에 다녔으며, 조각가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1993년 당시 22살이었던 테넌트는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모델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중성적인 외모로 대중을 사로잡은 테넌트는 스텔라 매카트니, 장 폴 고티에, 잔니 베르사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올랐으며 캘빈 클라인, 에르메스, 버버리, 알렉산더 맥퀸 등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다.
테넌트는 특히 '샤넬의 뮤즈'로 유명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패션의 제왕' 카를 라거펠트는 테넌트를 샤넬의 새로운 얼굴로 선택하면서, 그가 샤넬 창립자인 코코 샤넬과 닮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테넌트는 1998년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런웨이에서 은퇴했지만, 이후에도 패션쇼를 비롯한 공식 석상에 모습을 종종 드러냈다.
그는 패스트패션(중저가 의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자면서 캠페인을 활발히 벌였다.
그는 작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습관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테넌트는 2012년 스코틀랜드 패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런던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패션업계는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테넌트를 추모했다.
명품 패션브랜드 베르사체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테넌트의 죽음을 애도한다"면서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사체 부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테넌트가 떠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당신과 함께했던 순간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겠다. 평화롭게 잠들기를"이라고 추모했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할 말을 잃었다"면서 "완벽한 외모보다도 아름다운 내면을 가졌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