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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맡았던 오덕식 판사 교체…본인이 재배당 요청

March 31, 2020 - 09:28 By Yonhap

(연합뉴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n번방' 사건으로 기소된 10대의 사건을 두고, 판사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는 등 논란을 빚은 끝에 재판부가 변경됐다.

서울중앙지법은 n번방 사건의 피고인 중 이모(16) 군의 담당 재판부를 오덕식 부장판사가 맡은 형사20단독에서 해당 재판부의 대리부인 형사22단독(박현숙 판사)으로 재배당했다고 30일 밝혔다.

법원은 "국민청원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담당 재판장이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담당 재판장이 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재배당 요구를 했다"며 "이에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위 사건을 재배당했다"고 설명했다.

n번방 사건은 1번부터 8번까지 각각 다른 이름이 붙여진 8개의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방마다 서로 다른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와 성 착취물이 올라온 데서 붙었다. '박사방'은 '박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조주빈(24)이 운영한 데서 붙은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의 이름이다.

조씨에 앞서 재판에 넘겨진 이 군은 박사방 운영진으로 출발해 별개의 성 착취물 공유방을 만들어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의 공범으로 지목돼 있는 이 군은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태평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의 재판을 맡았던 오 부장판사는 이날 열 예정이던 첫 공판을 열지 않았다. 검찰이 공범 관계인 조씨의 혐의와 관련한 추가 수사와 기소를 위해 기일 연기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과 별도로 이 군의 재판을 두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판사 교체 요구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불거진 사정을 고려해 오 부장판사는 스스로 이 군의 재판을 다른 재판부에 배당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오 부장판사는 2018년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의 1심 재판을 맡아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이런 사례 등을 들어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오 부장판사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 부장판사를 n번방 사건 재판부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몰려 이날 기준으로 참여 인원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에는 민중당 당원 5명과 유튜버 2명이 법원 1층 로비에서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며 연좌 시위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