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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이…" 재외국민 투표중지에 뿔난 독일 교민, 조목조목 반박

March 30, 2020 - 10:12 By Yonh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독일에서 재외국민 투표 중지로 사실상 참정권이 상실될 위기에 처하자 교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교민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독일 등 17개국에서 재외선거사무를 중단 결정하면서 내놓은 논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선 29일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릴레이 캠페인'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선관위는 지난 26일 "대상국에서 전 국민 자가 격리와 전면 통행 금지, 외출 제한 등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위반 시 처벌되어 투표에 참여하는 재외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 점, 공관 폐쇄와 투표관리 인력의 재택근무로 재외투표소 운영이 어려운 점, 재외선거 실시에 대한 주재국 정부의 입장과 공관장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검토한 끝에 재외선거사무 중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제218조의29의 '천재지변 또는 전쟁·폭동,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를 법적 근거로 들었다.

 

이에 일부 독일 교민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독일은 16개 연방 주(州)에서 바이에른주를 제외하고는 외출제한 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 연방정부와 주 정부들은 지난 23일부터 접촉 제한령을 통해 가족 단위를 제외하고 2인을 초과해 모이지 못하도록 하되, 이동의 자유는 보장하고 있다.

 

다만,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집에 머물러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4월 2일∼16일까지 독일과 한국 간의 직항 노선이 중지돼 선거 사무가 원활하기 어려운 점과 관련해선, 교민들은 이미 선관위가 투표함 회송이 불가능할 경우 공관에서 직접 개표를 할 수 있다고 밝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민 정선경 씨는 페이스북에 "재외선거는 투표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설 정도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오지 않고 장사가 잘 안되는 집에 손님 오듯 띄엄띄엄 온다"면서 "투표하겠다고 밖으로 줄지어 서 있지 않으므로 현지 정서를 자극할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교민들은 투표자들이 같은 시간대에 몰리더라도 2m 이상 간격을 두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사전에 권고하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선관위는 국내에서 투표소 내 선거인 1m 이상 간격 유지, 소독 용품 비치 등의 감염 예방 대비책을 내놓았다.

 

현장 투표가 불가능하다면 우편 등을 통해 거소투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교민사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베를린의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의 한정화 대표는 "확산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미국에서는 재외국민 투표가 진행되는데, 독일에서 막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선관위가 일을 되게 하기 위해 한 게 아니라 안 되게 하기 위해 해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인인 김소연 씨는 페이스북에 " 바이에른주 외에서 통행으로 벌금이나 구금, 처벌의 위험이 전혀 없다"면서 독일의 부재자 투표 방법 중 하나인 우편투표 등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필요성을 제기했다.

 

통행이 제한된 바이에른주 교민 등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재외국민의 거소투표를 허용해달라는 등의 청원을 올리고 있다.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릴레이 캠페인'도 펼쳐지고 있다.

 

교민들은 '#재외국민에게투표권을, #갑분투표권박탈 #대안을주세요 #선관위반성하세요 #한표한표소중합니다' 등의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있다.

 

캠페인에는 유학생부터 파독 간호사 출신 세대까지 회원인 '세월호를 기억하는 베를린행동' 회원 등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교민들은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교민의 안전 문제도 감안된 사안이어서 '아쉽지만 이해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외출 자제와 행사 금지를 하는 상황에서 해당국과 긴밀히 조율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