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nd to

"BTS 월드에 온 듯…이러니 방탄을 좋아하는 것"

Oct. 21, 2019 - 09:14 By Yonhap
BTS 팝업스토어 오픈 사흘째, 여전히 세계팬들로 가득
방탄소년단 세계관 축소판… '아미' 위한 체험형 공간


서울 강남구의 '하우스 오브 비티에스'(HOUSE OF BTS)를 방문한 미국인 미지 빙엄(30) 씨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의 팝업스토어인 '하우스 오브 비티에스'가 처음 문을 연 지난 18일에도 이곳을 방문했다는 빙엄 씨는 잇단 품절로 마음에 뒀던 굿즈를 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3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입장하게 됐다"면서 "오늘만큼은 실컷 즐기고 굿즈도 마음껏 구경하고 살 것"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오픈 사흘째를 맞은 20일 '하우스 오브 비티에스'는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 온 팬들로 붐볐다.

오전 10시부터 방문객을 맞지만 이미 새벽부터 기다린 이들도 있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꾸민 이곳은 물건을 사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관람'을 위한 곳 같았다.

지하 1층 메인 쇼룸에는 인형, 피규어, 의류, 쿠션 등 200여 종 굿즈가 전시되어 있었다. 한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반대쪽에서는 증강현실(AR) 키오스크가 팬들을 맞았다. 방탄소년단의 캐릭터와 함께 춤을 추고 이를 담은 영상을 직접 받아보게 했다. 팬들은 이런 체험형 공간을 경험하고, 곳곳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상징 장식 옆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2층 역시 팬들이 마치 'BTS 월드'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끔 꾸몄다. '봄날'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강릉 주문진 버스정류장을 구현해 이곳에 팬들이 글을 남기게 했다. '아이돌'(IDOL), '디엔에이'(DNA)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장면을 재현한 방을 마련해 마치 뮤직비디오에 들어가 있는 경험을 하게 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어머니와 함께 왔다는 후루카와 루나(15) 양은 "콘서트에 못 가는 대신 팝업스토어에 왔다"면서 "이런 식으로 방탄소년단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해줘서 좋다. 이게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3층은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화보에 등장한 다락방을 그대로 옮겨왔다.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7명의 멤버가 나란히 앉은 사진도 설치됐다. 방문객들이 이 옆에서 분주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야외 정원은 대형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 여러 개가 설치돼 있었다. 관람이 끝나면 골라둔 물건을 1층에서 주문하고 수령했다.

인도네시아인 살마 파라미타(13) 양은 "어제에 이어 오늘 또다시 아침 일찍부터 기다려 이곳에 왔다"면서 "세계 문제에 관심을 쏟는 방탄소년단 노랫말이 좋아 팬이 됐다. 팬들이 그들과 접촉할 이런 공간을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수진(45) 씨 역시 재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BTS 세계관에 들어오니 눈이 돌아간다. 원래 50만 원 정도 쓸 계획이었는데 더 쓸 것 같다"면서 "사고 싶은 물건이 동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오가 넘도록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약 200명이 한 줄로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역시 수십 명이 왼쪽에 붙어 줄을 서 있었다.

오랜 대기 시간에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방문객들은 즐거운 표정이었다. 대학생 이윤주(21) 씨는 "입장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다른 층으로 옮길 때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이런 공간을 마련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면서 "팬들과 간접적으로나마 계속해서 소통하려는 게 방탄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하우스 오브 비티에스'는 내년 1월 5일까지 운영한다. 다음 달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는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지에서도 문을 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