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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25분이나 갇힌 교황'…삼종기도회 지각 참석

Sept. 2, 2019 - 09:14 By Yonhap

신임 추기경 13명 깜짝 발표…무슬림 국가 출신도 2명 포함

일요일인 1일 정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삼종 기도회를 위해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약속된 시간에 성베드로 대성당 오른쪽에 있는 사도궁의 창문이 열리지 않은 것이다. 교황이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삼종 기도회에 '지각'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연합뉴스)

교황은 정오에서 7분여가 더 흐른 뒤에야 집무실이 있는 사도궁 창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황은 신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려는 듯 "우선 늦은 이유를 말씀드려야겠다"고 서두를 꺼낸 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25분이나 갇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들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면서 자신을 엘리베이터에서 빼내 준 소방관들에 대한 박수를 요청한 뒤 준비한 강론을 시작했다.

교황이 당시 엘리베이터에 혼자 있었는지, 수행원들과 함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15년 두 명의 수녀가 바티칸 내 엘리베이터에 3일 동안이나 갇힌 사례가 있긴 하지만 교황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현지 방송에 생중계되는 삼종 기도회에 이례적으로 교황이 늦게 나타나자 일각에선 교황에게 건강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불러일으켰다.

어릴 때 폐 일부분을 잃은 교황은 가끔 좌골쪽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이날 삼종 기도회 말미에 13명의 신임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했다. 이 가운데 80세 미만인 10명은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쿠바, 콩고, 과테말라 등 개발도상국 출신이 다수 포함됐으며, 무슬림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모로코, 인도네시아에서도 추기경이 1명씩 배출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추기경직에 오른 사제 대부분은 이주민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비기독교인들과 교류를 중시하는 교황의 생각을 공유하는 인물들이다.

추기경 출신지를 유럽 일변도에서 미주·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다양화하고 가톨릭 교회가 소외된 이들의 버팀목이 되기를 소망해온 교황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내달 5일 교황이 소집하는 추기경회의에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추기경은 가톨릭 교계제도상 교황 다음 가는 최고위 성직자로 세계 교회 운영에서 교황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전 세계 추기경 13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여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나머지는 이전 교황 시절에 각각 임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