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길에 오른 지 한 달 반 만에 피랍·살해된 일리노이대학 중국인 유학생 장잉잉(실종 당시 26세)씨 시신을 찾을 길이 요원해졌다.
8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사법 당국과 사건 담당 변호인들은 장씨가 지난 2017년 6월 일리노이대학 캠퍼스 인근에서 납치돼 살해당한 후 일리노이 중남부의 매립지에 묻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재판 참관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장씨의 아버지 롱가오 장씨는 전날 일리노이대학 소재지인 어버나에서 "딸을 중국으로 데려가 묻어줄 방법이 없을 것 같다"며 변호인으로부터 들은 사실을 공개했다.
오열하는 장잉잉씨 어머니 리펭 예씨와 장씨의 동생 (AP=연합뉴스)
그는 딸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종신형을 선고받은 전 일리노이대학 박사과정 브렌트 크리스텐슨(29)이 "장씨를 납치해 성폭행·고문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3개의 쓰레기 봉투에 나눠 담아 인근 수거통에 버렸으며, 이는 압축 설비를 거쳐 결국 대형 매립지에 묻혔다"는 진술을 본인 변호인에게 했다고 밝혔다.
장씨 가족의 소송대리인인 스티브 베켓 변호사는 "연방 사법당국은 장씨 시신이 일리노이 중남부 버밀리온 카운티의 쓰레기 매립장에 묻힌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배심원단은 지난 6월 크리스텐슨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고 이어 지난달 법원은 종신형을 선고했다.
중국 푸젠성 출신 장씨는 베이징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2017년 4월 24일 일리노이대학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도착, 박사과정 입학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6월 9일 공대 인근 버스 정류장 근처에 서 있다가 백인 남성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영영 사라졌다.
장잉잉씨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도양양한 20대 학자의 실종 소식은 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수많은 가족들의 관심을 모았을 뿐 아니라 미·중 외교 당국 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장씨 부모는 "딸을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지만,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애통해 했다.
장씨 가족은 9일 오후 일리노이대학 인근 교회에서 장례 예배를 갖고, 캠퍼스에 조성된 장씨 추모 정원에서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일리노이대학은 장씨 추모 기금을 조성, 어려움에 처한 국제 학생들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