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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과 외출 어때요?"…日시민들, '작은 소녀상' 운동 나섰다

미니어처 소녀상 사진 촬영해 사연과 함께 SNS 공유…120여명 참가

Aug. 8, 2019 - 09:25 By Yonhap

일본 우익들과 정치인들의 협박과 압력으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의 일본 미술관 전시가 중단된 가운데,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 미니어처 소녀상을 촬영한 소박한 일상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운동이 확산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일본 시민단체인 '한국병합(합병) 100년 도카이(東海) 행동'(이하 도카이 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올해 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미니어처 평화의 소녀상과 사진을 찍은 뒤 SNS에 올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니어처 평화의 소녀상은 손가락 한뼘 크기인 가로와 세로 각각 13㎝로 휴대가 가능할 정도로 작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양인 이 미니어처 소녀상의 키는 9㎝다.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만든 것으로, 소녀상의 옆자리에는 빈 작은 의자도 놓여 있다.

도카이 행동이 캠페인을 벌인지 불과 8개월가량 지났지만, 그 사이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은 120여장이나 모였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분위기가 일본 사회에 퍼져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작은 소녀상을 들고 사진을 촬영해 이를 공개하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 참가자들이 보낸 소녀상 사진들 (캠페인 블로그 캡처)

이 단체는 캠페인 참가자들이 보내온 사진을 (https://www.facebook.com/peacestatueinjapan)과 블로그(https://smallstatueofgirl.amebaownd.com)에 게재했다.

도카이 행동은 작가들로부터 '공수'한 이 작은 소녀상을 캠페인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품 비용만 받고 보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캠페인의 취지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본인이 평화의 소녀상과 접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확산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소녀(소녀상)와 함께 외출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시작되는 캠페인 홍보 영상은 "다시는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면 좋겠다"고 캠페인의 의도를 설명했다.

영상에는 "불행한 역사를 마주 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원한다"는 말도 담겼다.

캠페인의 이런 의도대로 참가자들은 일상생활의 다양한 장소에서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자택에서, 여행지에서, 모임에서, 집회에서 소녀상과 촬영했고, 콘서트장을 찾거나 버스를 탈 때 소녀상과 동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소녀상은 벚꽃놀이 기념 촬영에도 등장했고, 윤봉길 의사가 수감됐던 가나자와(金澤) 형무소 앞에서 찍은 사진에도 함께 했다.

한 참가자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부정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인생은 일본 정부에 의해 박탈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식탁에 놓인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다른 참가자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실린 기사를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역사 캠프에 함께 '동행'한 소녀상의 사진을 소개했다.

"방문자들에게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작은 소녀상을 집 현관에 놨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 캠페인은 일본 극우 세력들의 협박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에서 전시하려는 시도가 벽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 시민 사회가 용기를 갖고 소녀상과 소녀상이 갖는 의미를 일본 사회에 확산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화의 소녀상은 미니어처 형태의 모형이 지난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 전시됐다가 철거된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도쿄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에서 전시된 뒤 이번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에서 선보였지만 공개 3일만에 전시가 중단됐다.

캠페인을 이끄는 야마모토 미하기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하에서 역사 수정주의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소녀상 자체와 소녀상이 같은 의미를 일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