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연합뉴스)
본격적으로 피서객이 몰리는 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할 피서지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었다.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해변을 덮치면서 남기고 간 쓰레기더미가 1㎞에 달하는 백사장 곳곳을 덮어버렸다.
쓰레기는 폐어망, 해초 등 바다에서 밀려온 것도 있지만 나뭇가지, 과자봉지, 막걸릿병, 음료수병, 신발, 플라스틱 통, 축구공, 일회용 라이터 등 육상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도 많았다.
플라스틱으로 된 각종 공사 자재, 형체를 알 수 없는 폐비닐 등이 뒤섞여 백사장에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바닷가에는 쓰레기가 여전히 파도에 밀려들고 있었다.
일부 시민은 신선한 해초만 골라 비닐봉지에 담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에는 태풍 영향으로 사흘 동안 최대 36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광안리 백사장에서 흩어져 있던 쓰레기를 한곳으로 모으고 있던 한 시민은 "집중호우 때 수영강에서 바다로 떠내려온 육상 쓰레기가 해류를 따라 광안리 해변으로 밀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서객들은 쓰레기 해수욕장으로 변한 광안리 해변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경기도에서 온 대학생 3명은 "태풍 때문에 쓰레기가 해변으로 밀려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아쉬워했다.
포항에서 온 한 연인은 백사장에서 광안대교 방향으로 휴대전화 셀카를 찍으면서 바다 쓰레기를 피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영구는 인력 등을 투입해 쓰레기 수거 작업에 들어갔고 119 민간수상구조대를 비롯해 자원봉사자들도 해변 청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인근 백사장에도 바다에 있던 해초 더미와 각종 쓰레기가 태풍이 몰고 온 파도에 밀려와 구청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