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nd to

구찌, 인종차별 이어 시크교 터번으로 '돈벌이' 논란

May 22, 2019 - 09:25 By Yonhap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 브랜드 구찌가 9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터번을 출시해 논란에 휩싸였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은색 스웨터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지 불과 석 달 만이다.


2018년 2월 밀라노 패션쇼에서 구찌가 선보인 터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보도에 따르면 구찌는 최근 푸른색 터번 모양의 '인디 풀 터번'(Indy Full Turban)을 신제품으로 내놓았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 웹사이트에 올라온 이 상품의 가격은 790달러(약 94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구찌의 이 신제품이 수백만 명의 전 세계 시크교도들이 쓰는 터번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터번은 짧은 바지와 손목에 끼는 철제 팔찌, 단검, 머리카락을 땋기 위한 나무 빗 등과 함께 시크교도들이 평생 휴대하는 필수품이다.


(시크교 연합체 트위터 캡처)

시크교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식이자 평등과 자유의 상징물인 터번을 구찌가 종교적·문화적 이해 없이 단순히 고가 액세서리 상품으로 변질시켰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시크교도들은 종교적 신념으로 때때로 증오 공격과 차별의 대상이 되곤 하지만, 구찌와 노스트롬은 무감각하게 터번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크교 단체는 페이스북에 "구찌와 같은 기업은 터번을 상업화에 이용할 때 시크교도들이 직면한 차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노드스트롬은 구찌의 터번을 웹사이트에서 내린 뒤 트위터에 "종교나 문화의 상징을 무시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마음이 상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구찌는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구찌는 지난 2월 검은색 스웨터를 내놨다가 흑인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비난에 휘말려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