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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

성리학 전파한 사설 교육기관, 정형성 갖춘 건축문화 이뤄

May 14, 2019 - 09:27 By Yonhap

성리학 이념을 투영해 지은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연합뉴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한국의 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9곳으로 구성된다.

이 서원들은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훼철되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향촌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사설학교다. 선현을 제향하는 공간과 인재를 기르는 강학 공간이 구분되는데, 보통은 앞쪽에 강당과 기숙사를 두고 뒤쪽에는 사당을 짓는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를 따른다.

유교가 발달한 나라인 조선의 건축물로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고 정형성을 갖춘 건축문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로 제시됐다.

한국의 서원은 2016년 우리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3년 만의 재도전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시 이코모스는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려' 판정을 했다. 또 한국의 서원이 지닌 독창성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연계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문화재청은 비교 연구를 진행하고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를 강화한 뒤 새롭게 작성한 신청서를 지난해 1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으며, 이코모스가 행한 재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코모스는 한국의 서원이 OUV와 진정성, 완전성, 보존관리계획을 지녔다고 보면서도 추가 이행과제로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 관리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서원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6월 30일 개막해 7월 10일까지 이어지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을 포함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