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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가 신입생들에 "부모 직업·직장·직급 써내라" 논란

학생들 "시대착오적"…교수 "장학금 지원 참고자료…강요 안 해"

May 1, 2019 - 09:37 By Yonhap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자기 학과 신입생들에게 자기소개서에 부모님 직업·직장과 직급, 가정환경 등을 적어 내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모 사립대 A교수는 신입생들이 필수로 듣는 학과별 '신입생 세미나' 수업 첫 시간에 이런 내용의 신상정보를 적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중간고사가 끝나고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A교수가 학생들에게 공지한 자기소개서 양식에는 이름, 학번,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주소와 본적, 종교, 출신 고등학교, 보호자 직업·근무지·직급까지 적어서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었다.


(연합뉴스)

특히 '보호자 직업' 항목에는 '반드시 기재요(망)'라고 강조해 놓기도 했다.

A교수의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도대체 교수가 왜 부모님의 직장, 직급까지 알아야 하느냐"며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부모 직업을 함부로 묻지 않는데,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도 "졸업하려면 꼭 들어야 하는 수업에서 사적인 내용을 상세히 적어서 내라고 하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A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해당 항목들은 쓰고 싶지 않으면 안 써도 상관없는 내용"이라며 "무조건 써야 한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A교수는 "가정환경에 관한 내용은 장학금 지원 학생을 선정할 때 고려하려고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A교수의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은 "수업 시간에 그런 안내를 전혀 받은 적 없다"며 "학과 규모가 작아 교수님께 불이익을 받을까 봐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대학 교무처 관계자는 "A교수의 수업 방침에 규정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면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