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고(故) 장자연 사건의 본질을 추적한다고 26일 예고했다.
2009년 3월 7일, 늦깎이 신인 배우 장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초반에만 해도 우울증 때문일 것이라 여겼지만, 고인의 소속사 전 매니저가 장 씨의 자필 문건을 공개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대형 스캔들로 번졌다.
"저는 술집 접대부와 같은 일을 하고 수없이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아야 했습니다"라고 쓰인 문건에는 고인이 소속사 대표에게 당한 폭행과 협박을 비롯해 각종 술 접대, 성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이 적시돼 파장을 불렀다.
(연합뉴스)
언론인, 기업인, 금융인, 드라마 PD 등으로 드러난 접대 인물들에게 국민적 관심이 쏠리자 경찰은 14만 건의 통화기록 분석, 118명에 이르는 참고인 조사까지 벌였다. 그러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은 이들 모두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매니저들 외에는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나마 소속사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도 접대 강요가 아닌 폭행죄였고,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받으며 수사는 종결됐다.
그러나 지난해 23만명이 사건 재수사를 요청하면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재수사가 결정됐다. 재수사 연장을 위한 청원에는 70만명이 공감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고인이 생전 동료에게 불안함을 털어놓는 내용의 음성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파일에서 고인은 "김모 사장님이 이미 엄청난 말들과 엄청난 입을 가지고 장난을 치셨어, 지금. 나는 정말 약으로도 해결이 안 돼. 죽이려면 죽이라고 해. 나는 미련도 없어요"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제작진은 또 고인과 당시 매니저 사이의 전속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신인배우에게는 소속사 대표가 부르는 술자리를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계약서 조항엔 '"을"은 방송 활동, 프로모션, 이벤트, 각종 인터뷰 등 "갑"이 제시하는 활동을 전적으로 수락'하여야 하며, '갑과 을 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 갑의 해석이 우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독소조항들이 빼곡히 기재됐다.
제작진은 "수사기관은 정말 김 씨에게 강요죄를 물을 수 없었던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무수한 베일 속에 숨어있던 이들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을까"라며 "문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하고, 누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실체를 파헤치겠다"라고 예고했다.
27일 밤 11시 10분 방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