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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 '박유천 벚꽃길'…주민들 철거 요구 논란

"교육적으로 안 좋아 철거해야" vs "재판까지 지켜봐야"

April 21, 2019 - 09:39 By Yonhap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의 발언 내용을 담은 명패와 벽화 등이 있는 인천 '박유천 벚꽃길'을 놓고 존치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인천지역 민간봉사단체인 계양봉사단 등에 따르면 인천시 계양구 서부천에 280m 길이의 박유천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계양봉사단은 2012년 11월부터 서부천 일대에 벚꽃 1천26그루를 심어 총 2.6km 벚꽃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박유천씨의 팬클럽인 '블레싱유천'에서 550만원을 기부받아 해당 벚꽃길을 조성했다.


(연합뉴스)

박유천 벚꽃길에는 그의 인터뷰 내용, 과거 출연했던 드라마 등의 대사,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언급 내용 등을 담은 34개 팻말이 설치돼 있다.

또 '박유천 보고싶다'는 글과 그의 모습을 담은 벽화도 그려져 있다.

박유천 벚꽃길은 한때 중국과 일본 등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박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최근 일부 지역 주민들이 이를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박유천 벚꽃길 바로 옆에는 중학교가 있어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계양구 주민 조모(55)씨는 "학교 바로 옆길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연예인을 우상화하는 팻말 등이 줄지어 있어 학생들에게 안 좋을 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벚꽃길을 조성한 봉사단체 측은 아직 박씨의 마약 투약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박씨 팬클럽 측과 명칭 변경 등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임정수 계양봉사단 회장은 "박유천씨가 재판을 거쳐 마약 투약으로 유죄를 받은 이후에 벚꽃길 이름을 바꾸는 것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계양구 관계자는 "구에 벚꽃길에 대한 관리권이 없으나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봉사단 측과 벚꽃길 운영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 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황 씨 수사 과정에서 박 씨와 함께 마약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박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