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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A "유튜브로 얻은 신뢰로 K뷰티 알릴게요"

구독자 120만 뷰티 유튜버…"전 스타보단 PD 같은 사람"

March 31, 2019 - 10:31 By Yonhap
"회사 다니는 게 재밌었다면 이름을 회사원으로 짓지 않았을 거예요."

CJ ENM 다이아TV 파트너이자 120만 구독자를 거느린 뷰티 유튜버 회사원A(본명 최서희·31)는 오직 월급일만 좋았던 회사 생활을 이겨내기 위한 돌파구로 선택한 게 블로그, 이어 유튜브였다고 했다.


(연합뉴스)

최근 강남구 논현동 다이아TV 스튜디오에서 만난 회사원A는 "뉴스에 보면 '회사원 A씨' 이런 표현들 나오지 않느냐. 조금은 자조적인 느낌이 들어 5초 만에 채널 이름을 회사원A로 결정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이후 '대박'이 난 그는 이제 회사원에서 벗어나 전업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그가 뷰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회사원 시절이라고 한다.

"화장은 대학교 때부터 했는데, 회사 다닐 때 특히 월급날 백화점에 가서 제가 제일 사고 싶은 화장품 딱 한 개를 사서 써보는 게 그렇게 행복했어요. 그걸로 블로그도 시작했고요. 그러면서 영상으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블로그로 한 달에 10만원 정도를 벌었는데 월급이 20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늘어나니 치킨을 몇 마리 더 먹을 수 있더라. 유튜브 역시 30만원만 벌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며 "그런데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고 특유의 나른한듯 조근조근한듯, 그러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수많은 뷰티 유튜버 사이에서도 회사원A는 남다른 유머 코드와 편집 기술을 자랑한다. 그는 뷰티 중심 채널인 회사원A 외에도 '다락방 수다' 같은 일상의 느낌을 살린 회사원B, 일본어 채널인 회사원J, 남자친구인 유튜버 오빠까올리와 함께하는 회사원C까지 여러 채널을 보유했다.

"원래 유쾌하진 않아요. 제 생각에 저는 연예인, 스타보다는 PD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말도 느리고 재미도 없어서 편집할 때도 속도감을 살리려 노력해요. 그런데 회사원B 채널에서는 그런 느릿느릿한 게 좀 더 보이는데, 직장 생활에 지친 분들은 이 채널도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웃음)"


(연합뉴스)

그는 이어 "한국애니고를 졸업했는데 전공이 영상연출이었다. 그래서 제가 수업 때 찍은 단편영화가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대학도 언론정보 학부를 전공해 유튜브를 시작할 때 편집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회사원A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협업과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태국 뷰티 유튜버와 공동작업도 했었는데, 제 강점이 그런 데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세계 미용실 가봄' 시리즈에서는 미국, 프랑스, 일본, 태국,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중국까지 세계 뷰티 시장을 조명하고 있고요. 세계를 조명하다 보면 여러 언어를 배워서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특히 제가 어떤 제품을 소개하면 인지도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니, 이 신뢰를 활용해 K뷰티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는 그러면서 "저도 아토피 피부인데 언젠가는 민감한 피부의 사람들도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해보고 싶다. 아직은 상상만 하고 있다"라며 "화장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공방에 가서 배우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회사원A는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하고 싶으면 해야 한다. 또 '아니면 말고'라는 정신도 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다른 직업과 달리 유튜버는 진입장벽이 낮죠. 그만큼 뭔가 시작할 때도 큰마음을 먹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오히려 직장까지 다 때려치우고 전 재산 들여서 장비를 사고 준비하면 더 어려워질 거예요."

회사원A는 장기적인 목표는 회사 설립이라고 밝혔다.

"제 영상을 많이 보고 싶어하시는 구독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영상을 편성하고 내보낼 수 있는 회사를 차리는 게 꿈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