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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자녀 시험문제 결재…서울교육청, 교사 징계 요구

"문제유출 의심 증거는 없지만 평가 신뢰성 떨어뜨려"

March 24, 2019 - 09:33 By Yonhap

서울시내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의 시험문제를 결재하고 성적처리실 문제보관함 비밀번호를 관리한 사례가 교육청 감사에서 확인됐다. 시험문제 유출 정황은 없었지만 교육청은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보고 해당 교사의 징계를 요구했다.

24일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11월21일부터 12월14일까지 한영고와 보성고, 숭문고, 한국삼육고, 서울영상고 등 5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보성고에서는 2017학년도 한 교사가 자녀 학년의 1·2학기 정기고사 출제원안과 이원목적분류표 등을 수합하고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목적분류표에는 각 문항이 평가하는 바와 배점, 정답 등이 들어있다.


(연합뉴스)

해당 교사는 성적처리실의 평가문제 보관함 비밀번호도 관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사의 자녀는 이미 학교를 졸업했다.

다만 교육청은 "해당 학생의 성적이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큰 폭의 상승이나 변동은 발견할 수 없고 모의고사 성적 또한 내신성적과 큰 차이점이나 특이사항은 없어 문제유출 의심이나 이를 뒷받침 만할 증거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평가의 공정성을 해치고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 등에서 학업성적관리지침 위반으로 보고 해당 교사의 경징계(견책)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한영고에서도 감사 당시 교사 2명의 담임(수업) 배정 학년과 같은 학년에 자녀가 다니고 있었다. 이 역시 자녀의 재학 학년을 피해 학급 담임이나 교과 담당을 배정해야 한다는 학업성적관리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가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반을 담당하지 않았고 계열도 다른 점을 고려해 관련자 경고 처분을 요구했다.

숭문고에서는 2017학년도에 교사가 자녀 학년의 과목 지도를 담당했다. 학교 측은 당시 해당 과목 담당 교사가 2명뿐이었고 다른 교사가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있어 학년 전체를 담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같은 학년에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영상고에서는 교사가 자녀 학년의 고사 원안을 결재했고 한국삼육고에서는 교사가 자녀의 학년은 물론 자녀가 속한 학급까지 지도하고 해당 학년의 경시대회 문제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들 학교법인에 관련자 경고를 요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특정감사는 지난해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 이후 전수점검에서 현장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한 학교들은 지침을 명확하게 지키지는 못했지만, 문제유출 정황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