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유전자와 관계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영국 엑시터대학의 공동연구팀은 불면증과 연관이 있는 57개의 유전자 자리를 발견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전에 발견된 불면증 관련 유전자 자리는 4개뿐이었다.
새로 발견된 불면증 유전자 자리는 세계 최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수록된 총 45만여 명의 유전자 검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이 중 29%는 불면증 환자이다.
이 유전자들은 생활습관, 카페인, 우울증, 스트레스 등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불면증 위험요인들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을 이끈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유전체 의학 센터(Center for Genomic Medicine)의 재클린 레인 교수는 밝혔다.
또 수면 조절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들도 이 가운데는 없었다.
이 유전자들은 뇌의 여러 부위와 골격근(skeletal muscle) 그리고 부신(adrenal gland)에서도 발현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유전자들 가운데는 '유비퀴틴에 의한 단백질 분해조절'(ubiquitin-mediated proteolysis)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들어 있었다.
이 불면증 관련 유전자의 발견은 장차 불면증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그중에는 이미 약물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자리도 16개나 들어있다.
이와 함께 이 유전자들은 관상동맥 질환 그리고 하지불안 증후군(RLS: restless legs syndrome)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현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협심증 또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우면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들어 다리를 자꾸 움직이게 되는 일종의 수면장애이다.
이는 불면증 치료가 관상동맥 질환과 하지불안 증후군의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10~20%가 불면증을 겪고 있고 이 중 3분의 1은 유전인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지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유전학 전문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최신호(2월 25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