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벌써 2년 전이었다. 오는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나이 듦에 대한 생각과 인식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에 따르는 개인적·사회적 대비도 나이 듦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공공복지나 노후대비 교육 등에 그치고 있다고 할까.
물질적이고 실용적인 대책만으로는 풍요롭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장하기 어렵다. 나이 듦이 두렵고 슬프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그 만족스러움의 선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삶의 쌍두마차 격인 몸의 건강과 영혼의 건강은 그만큼 중요하다.
심리치료사인 토마스 무어의 저서 '나이 공부'는 나이 듦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준다. 자신의 심리 상담 사례를 통해 애써 외면하거나 마음속에서 몰아내려고만 했던 나이 듦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고 희망적인 삶의 비전도 제시한다. 노년 역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몸의 건강 못지않게 영혼의 건강을 깨닫는다면 더욱 풍요로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나이 듦은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나이 듦에는 '익어감', 즉 '성숙'이라는 보석이 숨겨져 있다. 스스로 그 보물을 찾느냐 마느냐에 따라 노년의 행복은 좌우된다.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서 외로워지고, 우울해지고, 이유 없이 버럭 화를 내고, 의욕이 뚝 떨어져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진정으로 나이 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나이를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겉모습만 젊어 보이도록 아무리 애써 가꿔봐야 외로움, 우울감, 무력감 등 부정적인 측면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저자는 몸이라는 물리적 요소가 기능을 잃기 시작하면 인간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인 영혼이 한결 충만해진다고 말한다. 삶의 즐거움과 지적 수준은 나이가 들수록 한층 강화되고, 젊을 때 느껴보지 못한 자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듦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외부 가치와 비교하려 들지 말고 내면 가치에 좀 더 치중해보자는 얘기. 자신의 나이를 긍정적이고 지혜롭게 받아들이면 새로운 기회의 문은 저절로 열리기 마련이다.
다음은 저자가 권유하는 나이 듦의 다짐과 자세.
"늙음에 저항하고 부정적인 면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 남은 평생은 비참해질 뿐이다. 지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다섯 살을 더 먹어도 똑같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은 출발점과 기반을 가지게 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즐거움 속에 점점 더 자신이 된다는 의미다. 나이 듦의 즐거움을 인정하자."
소소의책 펴냄. 404쪽. 1만7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