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조아킴 손포르제(35) 프랑스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원색적인 거친 욕설로 맹비난했다.
이로 인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는 그는 "파시스트들 앞에서 무기력한 도덕론자는 되지 않겠다"면서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인 조아킴 손포르제 의원은 대규모 '노란 조끼' 4차 집회가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글을 공유(리트윗)했다.
프랑스의 한국계 입양아 출신 조아킴 손포르제 하원의원의 올해 1월 방한 당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가 "파리 협약이 파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프랑스 전역에 시위와 폭동이 있다. 국민은 많은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시위대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친다. 사랑하는 프랑스여"라고 트위터에 적은 글이었다.
손포르제 의원은 이에 대해 "그에게 'f**k you'라고 말하고 인터넷을 끊어버리고 약을 줄 사람 없나"라고 맹비난했다.
그리고는 "치매노인 도널드, 치매 걸린 사람들이 대소변도 못 가려 이불을 더럽히는 것과도 같다. 내 조국을 능멸하지 말라, 이 멍청아"라고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 우리의 생각들을 지키지 못하고 끔찍한 것들에도 제대로 항변 못 하는 그런 태도가 바로 프랑스를 죽인다"고 적었다.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8일 벨기에 브뤼셀의 극우주의자 모임에 참석해 "파리가 불타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똥 덩어리만도 못한 배넌이 유럽에 싸구려 물건을 팔러 왔구나. 우리는 안 산다. 거짓말쟁이들은 집에 가라"고 맹비난했다.
(연합뉴스)
트위터에서는 손포르제 의원의 이런 거칠 것 없는 '폭풍' 트윗에 발언이 지나치다는 발언이 쏟아졌지만, 그는 자신의 발언과 행동은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한 옳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손포르제는 "트위터 세상의 무기력한 도덕주의자들의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은 조국이 능멸당하도록 놔두시라. 나는 그렇게 안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트위터 계정을 지워버려라"고 비난하는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는 "파시스트는 침묵하는 이들과, 그것(발언의 자유)을 옹호해주는 도덕주의자들 때문에 항상 이겼다. 나는 내 조국을 나만의 격렬한 방식으로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손포르제 의원은 트위터에서의 거친 발언을 쏟아낸 뒤 살해 협박과 인종차별 욕설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어떤 협박과 차별도 나를 굴복시키지 못한다. 우리 집에 나를 죽이러 오겠다고 하는 사람도 무섭지 않다. 트위터 밖에서 지지의 뜻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포르제 의원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 LREM 소속으로 작년 프랑스 총선에서 스위스·리히텐슈타인 해외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의원이다.
1983년 7월 서울 마포의 한 골목에서 경찰관에게 발견돼 이듬해 프랑스로 입양된 그는 유년 시절부터 음악과 과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프랑스 최고 명문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인 파리고등사범학교(ENS)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한 뒤 스위스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했으며 당선 전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일했다. 원내에 진출한 뒤에는 하원 불·한의원친선협회장도 맡으며 한국과 프랑스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