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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폭로'에 거덜난 미국체조협회, 파산보호 신청

Dec. 6, 2018 - 09:34 By Yonhap
미국체조협회(USAG)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체조협회는 선수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에 따른 끝없는 소송과 막대한 보상금을 감당하느라 휘청거리다 결국 파산 보호 절차를 밟기로 했다.


(연합뉴스)

미국체조협회는 5일 본부 소재지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 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미국체조협회는 미 전역의 3천 개 클럽, 15만 명 이상의 선수가 속한 대형 조직으로, 지난 2016년 국가대표 주치의 래리 나사르(55)에 대한 성폭행·성추행 폭로가 나오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나사르는 미국 체조 대표팀과 미시간주립대(MSU) 체조팀 주치의로 일하며 수십년에 걸쳐 350명에 달하는 선수들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법원에서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은 미국체조협회가 나사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범행을 알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미 전역에서 100건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케리 페리 전 미국체조협회장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고, 지난 10월 취임한 베리 보노 회장은 올림픽 체조 스타들의 추가 폭로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사퇴했다.

급기야 지난달 5일에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미국체조협회의 자격을 박탈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캐스린 카슨 신임 회장은 "중재 시도가 실패한 후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신속히 진척시키기 위해" 파산 보호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슨 회장은 "파산 선언이 성폭행·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지급될 보상액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피해 보상금은 앞서 가입한 보험으로 커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가 우리의 파산 보호 신청 사실을 알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우리는 청산(liquidation)이 아닌 조직 재건을 하려는 것"이라며 "USOC가 시간을 두고 미국체조협회 자격 박탈 건을 재고려할 수 있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패트릭 샌더스키 USOC 대변인은 "미국체조협회가 파산 보호 신청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USOC가 이미 시작한 절차를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