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일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준결승 1차전에서 승리하자 베트남 축구팬들이 열광했다.
이날 필리핀 바콜로드의 파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전에서 베트남의 2-1 승리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까지 찾아간 베트남 축구팬들은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 단체응원을 펼치던 팬들이 서로 얼싸안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연합뉴스)
특히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수도 하노이 호안끼엠 거리와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응우옌 후에 거리에서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연호하며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던 수많은 팬 가운데 상당수는 경기가 끝나도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일부는 불꽃을 터트리고 북을 치거나 나팔을 불며 흥을 돋웠다.
'베트남 보딕(우승)'을 연호하는 팬들 사이에서 박항서 감독의 사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와함께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들거나 매달고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로 대도시 곳곳이 밤늦게까지 정체현상을 빚었다.
이날 경기를 볼 수 있는 TV나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전역의 카페와 주점, 식당에는 여지없이 팬들이 몰려 박항서호를 응원했다.
하노이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응원하던 민(45) 씨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위해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악수부터 청한 뒤 컵에 맥주를 가득 따라줬다.
민 씨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면서 "박항서 감독이 있어서 올해는 반드시 결승에 진출해 우승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사람과 한국 국민은 생김새도 많이 닮았고 풍습도 비슷하다"면서 친근감을 나타냈다.
옆에 있던 호앙(47) 씨도 "박항서 감독 덕분에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돈만 있으면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필리핀 파나드 경기장에서는 대형 태극기가 나부끼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자주 잡혔다.
이번 스즈키컵에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준결승 2차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2010년, 2014년, 2016년에도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 고지에는 오르지 못했다.
박항서호는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과 지난 9월 초에 끝난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준우승과 4강 신화를 썼다.
덕분에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 '베트남의 영웅'으로 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