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백악관 대변인에 이어 환경보호청 청장도 '레스토랑 봉변'을 당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이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으로, 백악관 대변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각 수모를 당했다면 EPA 청장은 반(反)환경 정책 탓에 면전에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았다.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 청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크리스틴 밍크(크리스틴 밍크씨 페이스북)
크리스틴 밍크 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스콧 프루잇 EPA 청장이 3개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있었다"면서 "대기업들을 위해 환경규제들을 후퇴시키고 우리 아이의 건강과 미래를 해치고 있는 이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말해야 했다"고 밝혔다.
밍크 씨는 "그는 부패하고 거짓말쟁이이며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함께 게시된 동영상을 보면, 밍크씨는 두 살배기 아들을 안고 프루잇 청장의 테이블로 다가가 "내 아이는 맑은 공기에서 숨 쉬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밍크씨는 미리 준비한 문구를 읽으면서 프루잇 청장을 비판했다.
당시 지인과 워싱턴DC의 식당에서 점심 중이던 프루잇 청장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레스토랑에서 수모를 당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이민정책의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은 최근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라고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간 바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달 22일 저녁 버지니아 렉싱턴의 레스토랑에서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인으로부터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해당 레스토랑 종업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샌더스 대변인을 쫓아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졌고, 레스토랑의 '처분'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