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올가 그라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초청을 받은 러시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다.
3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그라프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IOC 위원회가 나를 있는 그대로 깨끗한 선수로 인정해 준 데 대해 기쁘지만 러시아 스케이트 팀 절반 이상이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팀추월 부문에서 경쟁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 초청장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성공적으로 경기를 한 후 4년의 준비 기간 내내 평창에서 제대로 기량을 펼치기 위해 최대한 분발해 훈련해 왔으며 특히 팀 추월 부문에 집중해 러시아 팀에 메달을 안기고 싶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달 말에 우리는 러시아 올림픽 스케이트팀 소속 선수의 상당수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음을 알게 됐다"며 "스포츠가 더러운 정치 게임의 희생양이 되면서 올림픽 입상 경쟁에 대한 나의 모든 희망이 실현될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라프는 소치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와 팀추월 부문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IOC는 지난해 말 집행위원회를 열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대신 약물 복용 이력이 없는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길은 터줬다.
IOC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제출한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등록 선수 500명 중 도핑 이력을 지닌 111명을 제외한 389명을 대상으로 추가 점검을 실시해 평창행 여부를 가렸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169명의 러시아 선수에게만 평창 올림픽 초청장을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