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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美 스타벅스서 '한국말 쓰지마라' 혐오발언 들은 韓 유학생

Dec. 15, 2017 - 12:10 By Lim Jeong-yeo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월넛 크리크의 한국인 유학생 안홍(21)씨는 “한국어는 역겨우니 영어만 쓰라”고 요구하는 백인 여성과 맞닥뜨리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사건이 발생한 날 안 씨는 현지 스타벅스에서 친구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두 여성의 대화에 돌연 한 중년의 백인 여성이 “감히 그 말을 쓸 생각 말라”며 개입했다.

<관련 영문 기사>

이 여성은 “나는 너희의 언어를 듣고 싶지 않다”며 한국어가 “역겹다”고 말했다. 또, “이곳은 미국이니 영어만 써라”고 요구했다. 해당 발언은 안 씨가 순간적으로 녹화한 스마트폰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페이스북에 게재됐다.

안홍, 또는 애니 안 (사진=페이스북)


코리아헤럴드와 연락이 닿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안 씨는 “미국 생활 중 인종차별은 많이 겪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차분하게 비꼬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안 씨는 백인 밀집 지역의 식당에서 서빙을 거부당하거나, 지나가던 백인이 차에서 “아시아인 꺼져”라고 소리치는 일을 경험했다고 한다.

한국어가 모국어임을 말하는 안 씨에게 백인 여성은 “상관없다, 듣기 싫다”고 일관했다.

(사진=페이스북 영상)


스타벅스 직원들이 여성에게 점포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했으나 여성은 막무가내였고, 이윽고 경찰 3명이 이 여성을 인도해 퇴장시켰다.

안 씨는 녹화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종차별은 큰 잘못이고 아무일도 아니지 않다는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이 페이스북에서 퍼지고 난 후 여러 사람으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며 감사하다는 안 씨는 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었다고 말했다.

개중엔 “저 백인 아줌마가 듣기엔 거슬렸을 수도 있다. 조용히 말하지 그랬냐”라는 메시지와 “아시안, 꺼져”라는 공격적인 메시지도 있었다.

안 씨는 “이민자들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어쩌면 미국 전역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지만 무시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우리가 입을 다물수록 역사는 묻힌다”고 말했다.

코리아헤럴드 임정요 기자 (kaylal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