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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환자 전립선 절제한 대학병원, 오진 숨기려 한 듯"

Nov. 29, 2017 - 09:41 By Kim Min-joo

다른 암 환자 조직검사 결과로 엉뚱한 환자를 암으로 오진, 전립선 절제수술을 한 대학병원이 오진 사실을 환자에게 열흘 가까이 지연 통보해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 수원 A대학병원에서 암 오진으로 전립선 절제수술을 받은 B(68)씨는 29일 병원이 오진 사실을 미리 알고도 뒤늦게 통보해줬다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달 11일 수술을 받고 같은달 20일 퇴원 후 27일 외래진료가 예약돼 있었다"며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병원 측은 예약 당일 오전 전화를 걸어와 '추가 검사할 게 있다'는 이유로 진료 날짜를 이달 1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병원 측이)오진 사실을 알고도 숨기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A병원에 확인한 결과 의료진은 B씨가 퇴원한 날인 지난달 20일, B씨 몸에서 떼어낸 조직에서 암세포가 나오지 않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진일 수 있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그날이 금요일이라는 이유로 그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병원 내부 관리자급 의사들을 모아 회의를 했고, 오진 사실을 공식화했다.

수술 근거로 활용된 B씨의 '검체'가 누구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B씨와 같은 날 조직검사를 받은 다른 환자 2명의 DNA 검사도 이날 시작했다.

병원은 이틀 뒤인 같은달 25일 B씨의 암 진단 근거가 된 조직검사 검체가 B씨의 것이 아닌 다른 암 환자의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고, 27일 오후 의료사고를 일으킨 주체가 검체 분석 부서인 병리과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27일 오전은 원래 B씨의 외래진료가 잡혀있던 날이다.

그런데도 병원 측은 곧바로 오진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닷새가 더 지난 이달 1일(수요일)에야 외래진료를 받으러 온 B씨에게 통보했다.

처음 오진을 의심한 날(지난달 20일)로부터 12일, 오진 사실을 병원 내부에서 공식화한 날(지난달 23일)로부터 9일이 지난 시점이다.

이에 대해 A병원 관계자는 "오진 사실을 미리 알았지만,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선 조사가 필요했다"라며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실수가 일어났는지 설명하기 위해 조사를 하려다 보니 통보 시점이 다소 늦어졌지만 절대 숨기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오진의 내막을 확인한 후(지난달 27일 오후) 피해자에게 전화로라도 설명해 드리지 않은 것은 대면해서 말씀드려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B씨 가족은 "백보 양보해 병원이 내막을 조사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치의가 자신의 진료시간(수·목·금)을 지켜가며 이달 1일(수)에야 오진 사실을 알려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이 정도의 실수라면 외래진료를 잡는 게 아니라 환자 집에 직접 찾아와서라도 오진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피해자 복부에 남은 수술자국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