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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고생, 남자대회서 4타 차 우승했지만 '트로피는 못 줘'

Oct. 27, 2017 - 10:23 By Kim Min-joo

미국의 한 여고생이 남자대회에 출전해 4타 차로 우승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우승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역 신문인 텔레그램은 26일(한국시간) 루넨버그 고등학교에 다니는 에밀리 내시라는 여고생의 사연을 전했다.

내시는 지난주 블리스풀 메도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센트럴 매사추세츠주 지역 디비전 3 남자 고등부 대회에 출전, 3오버파 7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위를 한 남자 학생은 7오버파 79타로 내시와 4타 차이가 났다.

그러나 내시는 여고생이라는 이유로 우승 트로피를 받지 못했고, 다음 주에 열리는 매사추세츠주 대회에 초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매사추세츠주 골프협회 규정 때문인데 주 골프 규정에는 '여학생이 남자대회 단체전에는 출전할 수 있으나 개인전에서는 경쟁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또 '만일 남학생들과 경쟁해 주 전체 대회에 출전 자격을 획득할 경우 그다음 해 봄에 열리는 여학생 주 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에밀리 내시 (사진=AP-연합뉴스)

내시는 올해 봄에 열린 매사추세츠주 여학생 부문에서 4위에 오른 바 있다. 매사추세츠주는 봄에 여고생 대회, 가을에 남고생 대회를 연다.

따라서 내시의 점수는 학교 단체전 점수로는 인정됐지만 개인전 성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내시의 학교는 단체전에서는 주 대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은 케빈 리오던은 "대회 시작 전에 내시와 그의 코치에게 관련 규정을 알려줬고 내시가 1위를 차지한 뒤에도 재차 규정을 확인했다"며 정당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오던은 "개인 돈으로 트로피를 만들어서 내시에게 전해주겠다"고 밝혔고 2위를 차지한 남학생 역시 "트로피는 내시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다"며 양보할 뜻을 밝혔으나 내시가 사양했다.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브리트니 알토마레(27·미국) 역시 고등학교 재학 시절인 2008년에 디비전 1 남자고등부 대회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