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을 하는 등의 계획을 세운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A씨와 보수단체 간부 B씨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노벨상 취소를 위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청원서를 보내는 방안을 상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TF는 이 단체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정부 정책을 옹호하거나 야당 정치인과 진보단체를 비난하는 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파악하고 검찰에 관련 기록을 넘겼다.
검찰은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서거하고 나서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추모 열기가 형성돼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는 판단하에 고인을 헐뜯는 심리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B씨가 속한 보수단체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논평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 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