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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아파 '문자 메시지'로 연락…법원 "무단결근 아니다"

Sept. 18, 2017 - 09:44 By Kim Min-joo

출근 당일에 '감기가 심해서 출근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사용자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달해 '알겠다'는 답변을 받고 결근한 근로자를 무단결근이라며 해고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양재동 행정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진학상담사 A씨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15년 7월 6일부터 한 어학원에서 진학상담사로 일하던 A씨는 그해 10월 12일 출근 직전인 오전 7시께 회사 대표에게 '오늘은 감기가 심해서 출근하기 어렵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대표는 오전 8시께 '알겠다'고 답했다.

메시지가 오간 다음 날 A씨는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사측은 A씨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나오지 않은 게 무단결근이라고 지적했다. 수습 기간 교육·근무 성적이 좋지 못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A씨가 해고를 취소해달라며 노동위원회에 낸 구제 신청과 행정소송에서는 A씨가 회사와 시용(試用) 근로계약 상태였는지, 무단결근이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지방노동위는 '양측이 맺은 시용 근로계약에 따라 사측에 고용계약을 해약할 권리가 있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고, A씨가 불복해 제기한 중앙노동위 구제 신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시용이란 확정적으로 근로계약을 맺기 전에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사용하는 기간을 두는 제도다. A씨의 근로계약서에는 '3개월을 수습 기간으로 하고 이 기간 근무성적이 불량하거나 소질이 적합하지 않으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중노위 결정에 불복해 A씨가 낸 소송에서 법원은 A씨가 해고 통지를 받은 시점에 이미 입사 3개월이 지나 정식으로 근로계약이 이뤄졌다고 봤다. 이에 따라 수습 기간의 교육·근무 성적은 해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출근 직전 결근하겠다고 통보했고 대표로부터 '알겠다'는 답장을 받아 결근에 대해 승인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A씨의 결근을 무단결근이라 할 수 없고 정당한 해고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 취업규칙에 따르면 질병으로 결근하는 경우 사후승인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며 "그런데도 사측은 병가에 관한 사후승인 기회를 주지 않고 결근 다음 날 해고를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