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검찰 핵심 고위간부에서 '비위 검사'로 전락한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향후 면직을 거쳐 불명예 퇴진할 전망이다.
특히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본부장을 맡아 지휘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이제는 자신이 몸담았던 검찰에서 동료·후배들의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이 전 지검장의 부정청탁 금지법 위반 사건은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가 맡아 수사한다. 서울중앙지검도 감찰 기록을 넘겨받아 여타 부분에는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게 된다.
이 전 지검장은 1989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법무부 검찰국 검찰4과장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등을 거쳐 전주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역임한 뒤 대구지검장 시절인 2015년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2년간 근무한 이력까지 더해져 문재인 정부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돈 봉투 사건'에 휘말려 자신이 몸담았던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부적절한 특수활동비 사용으로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뛰어난 기획능력과 적극적인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아 검찰 핵심 보직을 두루 맡았던 인물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그해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5년부터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천회 이상 수시로 통화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우병우 사단'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여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 전 국장은 특검과 검찰이 수사한 우 전 수석 사건에 연루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돈 봉투 사건'에 연루돼 오명을 떠안고 검찰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