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社의 수장인 프랑크 슈탕겐베르크-하버캄프 박사(69)는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가 머크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 시스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보였고, 또한 머크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부회장을 “진중한 비즈니스맨”이라고 평가하면서 본인과의 대화를 통해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자신의 사고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느낀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복귀하게 되면 이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크 슈탕겐베르크-하버캄프 머크 회장
하퍼캄프 박사는, 한국 재벌의 소유와 경영분리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 이지만 결국 “모두가 가야할 길”이라고 말하면서, 오너 패밀리가 그룹을 “콘트롤” 할 수는 있겠지만 “경영도 같이 할 수는 없는 것“ 이라며 “소유과 경영이 공존한다면 결국 갈등을 야기할것” 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은 B2B 기업인 머크의 오랜 클라언트로, 머크는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부터 디스플레이사업까지 다양한 재료와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1948년 생인 하버캄프 박사는 젊은시절 런던의 투자은행에서 오래 일한 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2014년에 머크의 모기업인 E. 머크 KG의 최고경영회 회장으로 임명되었고, 3년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기업인 머크를 대표하고 있다.
153명의 머크家 일원들로 이뤄진 E. 머크 KG는 사업회사인 머크의 지분의 70프로를 쥐고 있다. 일원들은 이 지분은 팔수 없으며, 아들과 딸에게 동등하게 상속한다. 1920년부터 머크는 오너패밀리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켰으며, 머크家 사람들과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경영을 이끌 CEO와 CFO를 결정한다.
350년간 가족기업을 이어온 머크의 비법에 대해 묻자, 하버캄프 박사는 그것이 바로 “가족 기업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며 머크家는 수익을 분기별이 아닌 세대별로 따지며 미래 인류를 위한 과학적 호기심에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또한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오너패밀리는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우리는 페라리도, 요트도, 비행기도 없다 ... (주식을) 상속받았을뿐 스스로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자손들에게 말하곤한다”면서 “욕심을 부리는 순간 기업을 위태로워지고, 아마 3세대 이상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리아헤럴드 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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