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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주꾸미, 아일랜드 골뱅이…산지 국민 안먹는데 한국서 인기

May 7, 2017 - 14:51 By 임은별

요즘 우리 식탁에는 외국산 먹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태국산 주꾸미, 모리타니 문어 등 외국산 수산물이 많다.

국내산에 비해 저렴해 국내에서는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는 수입 수산물 가운데 현지에서는 거의 소비되지 않는 품목이 많아 눈길을 끈다. 

(사진=연합뉴스)

아일랜드 골뱅이가 대표적이다.

이마트가 지난 3월부터 아일랜드 골뱅이를 수입해서 파는 등 수입이 늘고 있지만 아일랜드인들은 골뱅이를 먹지 않는다.

세계 골뱅이 소비량의 90%를 한국이 차지하며, 그 외 일본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골뱅이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소비국인 한국에서는 최근 골뱅이가 거의 잡히지 않는다. 그동안 마구 잡아들인 여파로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국내 골뱅이 어획량은 1t 미만으로 추정된다.

문어도 마찬가지다.

서부 아프리카 지역 국가인 모리타니에서 잡히는 문어가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산은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모리타니는 인구가 370만명에 불과해 문어 소비량이 미미하다.

이마트에서 2011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모리타니산 문어는 2014년 전체 문어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88%까지 매출 구성비가 치솟았다.

국내에서 주꾸미는 태국산이 인기지만 태국인들에게 주꾸미는 그다지 친숙한 수산물은 아니다.

태국인들은 주꾸미보다는 오징어가 더 익숙하고 오징어를 더 맛있게 느껴 주꾸미 수요가 거의 없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주꾸미 낚시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무분별하게 어획이 이뤄져 국산 주꾸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

가격이 국산 주꾸미의 절반 수준인 태국산은 이마트 주꾸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1%까지 뛰었다.

'국민 생선'이라 불리는 명태도 국산은 자취를 감추고 러시아산이 주요 제품이 됐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국산 명태를 찾아보기 어렵다.

명태의 알로 만드는 명란젓도 러시아산이 수입된다. 러시아 베링해는 한국이 소비하는 명태의 주요 생산지다.

갈치도 수입산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산지에서는 우리나라만큼 갈치가 인기 있는 생선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어린 치어를 무분별하게 어획하면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갈치가 '금치'라고 불릴 정도로 비싸졌다.

1974년 17만t에 달했던 국내 갈치 어획량은 지난해 3만t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갈치를 즐기지 않는 인도네시아, 세네갈,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늘면서 이마트의 수입 갈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9%까지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입 비중이 높은 수산물의 경우 현지에서는 소비량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어획량이 감소한 국내산 수산물과 가격 차이가 커서 저렴한 수입산 수산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