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이런 걸 본 적이 없어요.”
지난 26일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유세를 본 독일인 여행객은 한국의 대통령 후보 유세가 “신기하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시민들이 보기에는 익숙하기만 한 트럭 위 유세, 춤 공연 등은 상당수 외국인 관광객과 거주민들의 눈에 “특별한 볼거리”로 비춰졌다.
한국으로 여행 온 지 10일째라던 폴 벤하우스(Paul Venhaus, 24)씨는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유세 전후를 장식하는 유세단의 춤을 보고는 “춤과 율동이 후보들의 공약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매우 웃긴 광경(Ridiculous)”이라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의정부 유세현장 (코리아헤럴드)
이어 “큰 스크린이 달린 트럭들은 TV 프로그램을 광고하러 돌아다니는 줄 알았다”며 “(한국에 비교하면) 독일은 선거 유세가 밋밋하고 재미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1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몰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의정부 유세현장에서도 외국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트럭 위 간이무대에서 춤판이 벌어지자 함께 몸을 흔드는 시민들과 외국인도 보였다.
미국에서 온 영어강사 피터 두덱(Peter Dudek)씨 “미국에선 이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에선 보안을 우선으로 두고 큰 경기장이나 콘서트홀에서만 주로 연설한다”고 했다. 총기사용이 허락된 미국에서는 이러한 유세 방법이 위험한 방법이라고 했다.
생소한 광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외국인도 많았다. 함께 지켜보던 그레이스 코튼(Grace Cotton)씨는 “대통령 후보가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화여대 입구에서 만난 미국인 유학생 사만다 카바그네로(Samantha Cavagnaro, 19)양은 한 후보의 등굣길 인사 유세에 “이렇게 가까이서 학생들과 악수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라며 긍정적인 평가했다. 한편 스피커만 울리며 지나다니는 유세트럭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여행객 파룩 유로프(Farouk Yurof, 43)씨도 “이렇게 유세현장이 평화롭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번 대선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세 중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호텔에서도 마이크와 음악소리가 울렸다”며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헤럴드=조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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