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짜리 특수작전 칼(서바이벌 칼)을 부결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조용히 살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수전사령관을 지낸 전인범 예비역 중장(육사 37기)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캠프로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특전사 장비 보강 문제를 거론했다.
(헤럴드db)
특전사령관 시절 특전요원들의 기본 개인장비 보강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자신이 사령관 시절 추진했던 사업들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을 알고 합류를 결심했다는 것이 그의 변이다.
전 전 사령관은 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특전사 요원들에게 보급된 기본 장비 수준이 말할 수 없이 열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대전에서 특전사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적진에 대한 정보 수집과 취합, 적의 위협을 사전 무력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적진에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해야 할 특전사 요원들의 기본 장비 수준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특수작전용 칼(서바이벌 칼·7만원), 권총(50만원), 장갑(2만5천원), 보안경(3만~4만원), 청력 보호용 귀마개(1만원 상당) 등이라도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전요원들에게 K1A 기관단총이 보급되어 있지만, 현대전의 특수임무 수행에 부합하도록 반동이 작고 기능이 다양한 기관단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 전 사령관의 주장이다.
특전사는 1982년부터 보급된 K1A 기관단총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이 총은 개머리판의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총신이 짧아 휴대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구형 모델이다.
이에 일부 특전사 대원들은 광학식 조준경과 이를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레일, 총구 불꽃을 가리는 소염기, 총소리를 줄이는 소음기 등을 사비를 들여 구매해 사용하기도 했다.
전 전 사령관은 "한국군은 방탄모에 야간 투시경을 붙이게 되어 있지만, 외국군은 꽂는 형식으로 간편하게 되어 있다"면서 "기본적인 장비부터 보강해야 하고, 육·해·공군, 해병대 특전 부대원들의 수당도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특전사의 특수침투용 다목적 헬기 확보 계획도 아직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전사는 기본 장비의 열악한 수준에도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전쟁지도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부대'인 특수임무여단을 올해 창설할 예정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특수임무여단의 기능과 임무 수행에 걸맞은 장비가 반드시 보강돼야 할 것"이라며 "보여주기식의 특수부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