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베스터(코리아헤럴드)=이지윤기자] 세계 최대 전장기업 하만(Harman International)이 최근 잇달아 불거진 악재에도 삼성전자와의 인수·합병 계약을 예정대로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지난 13일 일부 소액주주들이 미국서 제기한 집단소송이 1분기로 예정된 주주투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
하만 측 관계자는 17일
더인베스터에 “삼성과의 합병에 대한 주요 주주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고 “특히 주주들은 즉각 현금으로 37%에 달하는 경영 프리미엄을 받게 된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헐값매각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합병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1월 하만을 주당 112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의 계약이다. 이는 인수 이전 한 달 평균 주가에 37%에 경영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소송에 참여한 주주들은 하만의 주가가 2015년 4월 145달러에 달했다며 하만의 경영진들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12월 하만 지분 2.3%를 보유한 미국 헤지펀드 애틀랜틱투자운용(Atlantic Investment Management) 역시 인수 가격을 문제 삼으며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만 경영진이 이미 찬성표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고 합병안이 1분기 중으로 예정된 주주투표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만의 디네시 팔리월(Dinesh Paliwal) CEO가 최근 10여명의 주요 주주들을 만났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재용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미칠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부회장이나 삼성임원들이 힘을 보탤 수는 있겠지만 소송이나 주주투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하만 경영진들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만 관계자는 이부회장과 관련된 답변은 거절했다.
삼성과 하만의 합병은 여러모로 두 회사의 윈윈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장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은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자동차업계에서 고전하고 있었는데 하만과 손을 잡음으로써 단번에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하만 역시 삼성의 전자와 반도체 경쟁력을 이용해 최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솔루션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실제로 두 회사의 주가 역시 합병 발표 이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의 주가가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동반한 것이라면 하만의 주가는 다른 호재 없이 30% 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 16일 하만 주가는 뉴욕서 110.67달러에 마감했다.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 대로 삼성과 하만은 합병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주요 경영진들은 물론 8000여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들의 고용은 그대로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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