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든살 넘은 할아버지가 반백의 머리칼과 수염을 휘날리며 영화배우, 패션쇼 런웨이에 서는 현역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14일 중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주인공은 왕더순(王德順·81) 씨로 고령에도 회색의 긴 머리카락과 바람에 날리는 콧수염, 청년 못지않은 몸매로 좌중을 압도한다.
왕 씨가 대중적인 시선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3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 패션쇼장에서였다.
(사진=웨이보-연합)
그는 상의를 입지 않은 채 군살없는 멋진 몸매와 큰 키,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무대를 누비며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운동으로 다져진 가슴, 복근과 강렬한 시선은 그또래 노인에게서 찾기 힘든 압도적인 자태라는 호평을 얻었다.
그는 패션쇼 현장의 관중을 열광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룻밤 새 인터넷 스타가 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에게 '중국에서 가장 멋진 할아버지', '젊은 노인'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인기 덕분에 왕 씨는 작년 10월 개봉한 '성(盛)선생의 꽃'이라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치매환자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자 왕 씨는 "런웨이 무대에 서기까지 꼬박 60년을 준비했다"고 토로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출신인 왕 씨는 24세에 연극배우가 되고 49세에 무언극단을 창설했으나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다.
베이징으로 활동거점을 옮긴 뒤 집이나 차도 없이 맨 손으로 시작해야 했다.
헬스장을 다니며 몸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50세 되던 해의 일이었다.
점차 얼굴이 알려지면서 2008년 청룽(成龍) 주연의 영화 '포비든 킹덤', '천지영웅' 등에 출연했고 패션쇼 모델로도 발탁됐다.
왕 씨는 "나는 44살에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65세에 승마를 배웠으며 70세에 복근을 만드는 등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며 "내 인생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