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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국민께 죄송하다"...구속여부 '초미의 관심'

Jan. 12, 2017 - 10:03 By 김연세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일가 지원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28분께 이 부회장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D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이 출석 통보한 시간 직전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대가였느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받았느냐', '이번 일은 이 부회장의 범죄인가, 삼성 임직원의 범죄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뒤 고개를 한 번 숙이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수사기관의 피의자 조사를 받는 건 약 9년 만이다. 그는 전무 시절이던 2008년 2월 28일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13일에는 특검에 앞서 최씨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으로 나와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일단 이날 출석할 때에는 검찰 출신의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1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은 최씨 지원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고 보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비선 실세' 최씨의 존재를 언제 알게 됐는지, 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 결정에 관여했는지 등이 핵심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씨 일가에 수백억원대 지원을 결정하고 실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은 승마 유망주 육성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했다. 이와 별도로 비타나V 등 삼성전자 명의로 산 명마 대금도 4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자금은 모두 정씨 1인을 위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이권을 챙기려 기획 설립한 것으로 의심받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천800만원을 후원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삼성은 승마협회 지원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압박'과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며, 반대급부로 어떤 이득을 받거나 바라지 않았다며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승마협회 지원은 대가성이 없었고, '합병 로비'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국회 청문회 답변 중 위증 혐의의 단서가 발견됐다면서 국정조사 특위에 이 부회장의 고발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고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지시해 계열사로 하여금 대통령이 지정한 곳에 뇌물을 공여했음에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이 위증 혐의에 해당한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 이후 진술 태도, 혐의 관여 정도 등을 검토한 뒤 미래전략실 최지성(66) 부회장과 장충기(63) 사장 등 삼성 수뇌부에 대한 일괄적인 사법처리 수위와 범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