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안보 정세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꿀 무기)로 불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핵탄두 중량을 1t으로 하더라도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한국학술연구원의 계간 영문 학술지 '코리아옵서버'는 12월호(북핵 특집)에 외국 군사전문가들이 분석한 '북한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소개한 것으로 2일 파악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와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의 고체연료 SLBM인 KN-11(북극성)이 1t 중량의 탄두를 약 600km, 1.5t짜리 탄두를 약 450km 각각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저자들은 "KN-11의 최대 사정은 더 상세한 정보를 필요로 한다"면서 1t짜리 탄두를 800km까지 보낼 수 있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들은 북한이 파키스탄과 이란으로부터 KN-11 기술을 이전받았을 것이라며 파키스탄의 '샤힌' 미사일과 이란의 '세질' 미사일의 성능을 KN-11의 사정을 추정하는 근거로 들었다. 특히 저자들은 세질 2단계 미사일에 쓰인 것과 같은 모터가 KN-11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실전 배치할 경우 현재의 한미 대(對) 잠수함 전력으로는 발사 준비 전 탐지가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SLBM은 다양한 각도에서 발사가 가능하므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대응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자들은 KN-11을 비롯한 북한의 SLBM 능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와 얼마나 빨리 실전배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작년 4월 23일, 7월 9일, 8월 25일 각각 SLBM 시험발사를 했고 8월 발사에서는 500km를 날려 보내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북한의 핵시설을 직접 목격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 핵물리학자 지그프리트 헤커 교수 등은 다른 논문에서 북한이 현재 20∼40kg의 무기급 플루토늄(핵무기 4∼8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6kg 정도의 플루토늄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북한이 비축한 고농축우라늄(HEU)은 매우 불확실해 간접 증거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 뒤 총량을 250∼400kg으로 추정했다. 이는 핵무기 10∼25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면서 헤커 등은 북한의 핵물질 비축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현재 총 14∼33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일 가능성이 있으며, 매년 8∼9개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