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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마다 백신 부족…독감 예방접종 '하늘의 별따기'

Dec. 25, 2016 - 15:44 By 박세환
계절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예방 접종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사는 주부 정모(39·여)씨는 지난주 초등학생인 딸 동네 병원 3곳을 찾았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다.

모녀는 지난달 백신을 모두 소진하고 추가 주문을 한 병원에서 지난 21일 겨우 예방 접종을 했다.

정씨는 "딸과 같은 반 아이들 10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예방 접종을 하려고 했는데, 보건소나 동네 병원에서나 백신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전했다.

정씨의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 6학년 학급 30명 중 독감 백신을 맞은 학생은 4명에 불과했다.

이달 16일 기준 충북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독감 환자는 3천584명(누적 인원)에 달했다.

이번 독감은 예방 접종을 잘 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많다.

학부모들이 뒤늦게 예방 접종에 나섰지만, 접종기관과 병원은 백신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곳이 많다.

흥덕구 오송읍의 한 병원은 올해 독감 예방 접종이 모두 끝났으며, 백신을 추가 주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반 병원에서는 3가 백신은 2만∼3만원, 4가는 3만5천∼4만원에 맞을 수 있다. 3가 백신은 3가지, 4가는 4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를 예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예방접종이 가능한 보건소는 지난 10월 일찌감치 백신 유료 분을 모두 소진했다.

충북도는 20일 기준 도내 14개 보건소에서 782개의 독감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65세 이상 노인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 요원을 위한 비축분이라고 밝혔다.

청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올해부터 무료 접종 대상이 6∼12개월 영유아로 확대됐고, 예년보다 빠른 유행으로 뒤늦게 접종하려는 수요가 순간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간의료기관들은 백신을 무작정 많이 구매하기도 조심스럽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해 많은 양의 백신을 들여놓았다가 남게 되면 다음 해에 쓸 수 없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해 독감 백신 제조업체와 도·소매업체에 신속한 유통을 요청했다"면서 ""국가 전체 백신 보유량은 충분하지만, 지역별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 어르신(보건소)과 6∼12개월 미만 소아(민간의료기관)는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생후 12∼59개월 소아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은 민간의료기관에서 유료로 접종하면 된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정보 검색사이트 '예방접종 도우미'(https://nip.cdc.go.kr)를 이용하면 지역별로 국가예방접종 지정의료기관을 검색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