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감금시설에 갇혀 30여 시간을 고립돼있던 50대 남성이 수억 원대 보상금을 받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를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카운티 보안당국은 2년 전 카운티 교도소 내부 공간에 느닷없이 갇혔다가 하루 반나절 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패러드 폴크(51)에게 60만 달러(약 7억1천만 원)를 보상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 중범죄자 면회실 (사진=쿡카운티 셰리프국)
폴크는 2014년 7월, 약물 복용 혐의로 복역 중인 아들을 면회하기 위해 쿡카운티 교도소를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경험을 했다. 그는 "'복도를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돌라'는 교도관의 말을 듣고 면회실을 찾아갔는데, 방 안으로 들어서자 등 뒤에서 철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폴크는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문을 다시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았고, '도와달라'고 소리쳐봐도 반응이 없었다며 "벽 저편에서 교도관들의 말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크가 갇혀있던 방의 크기는 가로세로 각 2.4m. 그는 "32시간 동안 음식은 물론 급수 시설도, 화장실도 없는 공간에 갇혀 고통을 겪었다"며 "그 안에서 용변을 보고,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방 안의 감시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았고, 교도관들이 30시간 이상 면회자의 퇴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폴크는 정신적 충격과 감정적 상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1년 반 만에 합의를 끌어냈다.
교도 당국은 "폴크가 갇혀있던 방은 보안이 강화된 중범죄자 면회실로, 주말에는 폐쇄된다"고 밝혔다.
폴크는 결국 천장에 설치된 화재 감지 장치를 손으로 부서뜨려 소방당국에 비상 연락이 가도록 한끝에 구조됐으나, 구조 후 찢어진 손가락을 치료받는 대신 무단침입자로 오해받아 수갑을 차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폴크는 사건 발생 이후론 트라우마로 인해 더이상 아들을 면회하러 갈 수가 없었다면서 "교도소는 재소자 뿐 아니라 방문객들에게도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