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술 한잔 하실래요?"
20대 초반의 A씨는 지난 8월 19일 오후 평소 안면이 있던 B(18)양으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술을 마시자는 제안을 받았다.
A씨는 B양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술자리를 함께했다.
밤이 깊어지자 A씨와 B양은 함께 전북 전주 시내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문제는 이들이 모텔에 들어가는 순간 발생했다.
B양의 애인과 사촌오빠라고 소개한 20대 청년 3명이 문을 걷어차고 방 안으로 들이닥친 것.
이들은 "왜 어린애를 데리고 모텔에 왔느냐. 남의 여자친구를 데리고 뭐하냐. 산에 묻어버린다"며 소리를 지르며 A씨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다.
이들은 A씨의 상의를 벗게 하고 B양과 함께 침대에 눕게 한 뒤 '합의용' 사진을 찍고서 2만 원도 빼앗았다.
모텔을 나온 이들은 A씨를 다른 모텔로 끌고 가 "집에 전화를 걸어 합의금 200만 원을 내놓으라"고 겁박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A씨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범행은 들통났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28일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20)씨 등 20대 3명에게 각 징역 4년∼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B양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과 B양은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모의했고, 한 명은 동종전과로 2차례 처벌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모텔로 유인해 미성년자 추행 혐의로 신고할 것처럼 협박·폭행하고 합의금을 강탈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며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