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야근해도 사람에 따라 수면장애나 체력소진 등 후유증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
교대근무에 상대적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유전자 변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에 따르면, 핀란드 헬싱키대학 틸나 파우니오 교수팀은 생체리듬이 깨지는데 남들보다 취약한 것이 '멜라토닌 1A 수용체' 유전자 변이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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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은 뇌 송과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생체시계 조절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해가 진 이후에야 주로 생산되며 부족하면 수면장애, 너무 많으면 우울증과 무력감 등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교대근무를 하는 요양보호 및 항공 분야 등 종사자 750여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근무와 관련한 피로도와 졸림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교대근무에 취약한 사람들의 멜라토닌 1A 수용체 부근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이 변이는 유전자의 기능 조절과 관련된 DNA메틸화라는 생화학적 과정에 영향을 주어 수용체의 활동을 저해한다. 이로 인해 뇌에서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멜라토닌 신호전달량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결국 이 변이 유전자가 교대근무에 더 취약한 것과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변이 유전자만으로 교대근무와 관련한 개개인의 차이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고 다른 요인들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개인별 교대근무 적응력 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로 삼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야근 등 교대근무가 잦고 장기간 지속하면 수면장애, 고혈압, 위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노화도 훨씬 빨리 진행된다는 등의 연구결과들은 이미 여럿 나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수면' 최근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