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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 ‘최순실’에 대한 국내 외국인들의 반응

Oct. 28, 2016 - 23:07 By 박세환
서울 광화문 등 서울 곳곳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집회들이 연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28일 코리아헤럴드는 국내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의 한 최측근이 정부에 아무런 직책도 없으면서 정권에 깊숙이 개입한 사태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대부분 “충격과 실망”이라고 답했다. 

지난 수요일 서울 도심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자들. (사진=연합뉴스)
국내 한 건설 업계에 7년간 종사해 오면서 한국 정치를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모로코 출신 함자 루핀 씨는 최순실 사태가 “매우 충격적이고 믿기지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11대 경제강국의 지도자이자 민주주의적인 선거제도로 선출된 그가 제3자로부터 정책과 연설문, 의상선택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반에 걸쳐 지침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이 “이 같이 아마추어적인 국정운영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앞서 박대통령 연설문 44건을 비롯해 청와대 문건 200여 건이 담긴 태블릿 PC가 JTBC 보도로 공개되면서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왔다. 청와대 내에서도 극소수만 열람할 수 있는 대통령 연설문과 남북외교 등 기밀문건이 특정 개인에게 사전에 유출됐다면 ‘국기문란’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유학중인 방글라데시 교환학생 파하드 압둘라는 “앞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최순실이 아닌) 박 대통령에게 표와 권한 위임한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가 이미 무너진 이상 다시 회복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마이클 하인즈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최순실 사태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만약 대통령이 위법한 행위에 연루되었다면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단순히 멘토에게 연설문 수정 요구와 국정 관련 논의를 주고받은 것이라면 실정법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만약 이번 사태가 (사이비 종교가 아닌) 주류 종교와 연관돼 있었다면 파장이 이렇게까지 컸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28일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인 1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사정에도 청와대는 ‘대통령이 숙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6일 이원종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