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23일 오전 5시 17분(현지시간)께 승객 40명 이상을 태운 관광버스가 대형 트럭 트레일러의 후미를 받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고 일간지 더 데저트 선과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캘리포니아 주 고속도로 순찰대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레일러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참상
최초 사망자는 7명이었으나 경찰과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시체를 추가로 수습하면서 1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짐 에이벌 캘리포니아 주 고속도로순찰대장은 관광버스 운전사가 사망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보도를 보면, 추돌 사고는 캘리포니아 주 팜 스프링스 인근 인디오를 지나는 10번 주간고속도로 서쪽 방면에서 발생했다. LA 시에서 동쪽으로 약 161㎞ 떨어진 지점이다.
트레일러 뒤쪽을 심하게 받은 관광버스 차체 앞쪽은 아예 트레일러 안쪽에 처박힌 채 멈췄다. 추돌 당시 강한 압력에 완전히 눌려 처참하게 찢겨나갔다.
사고 당시 차를 몰던 포엣 앨먼은 더 데저트 선과의 인터뷰에서 "트레일러가 관광버스 주행 차로로 진입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트럭 뒷부분을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앞 3열까지의 좌석이 완전히 부서졌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와 현지 방송의 화면을 보면, 관광버스 앞쪽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추돌 순간의 참상을 알려준다.
미국 언론은 사고를 낸 관광버스가 LA 시에 기반을 둔 관광회사 'USA 할러데이' 소속으로 솔턴 호 인근 레드 어스 카지노에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USA 할러데이는 정기적으로 승객을 LA에서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카지노로 수송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A타임스는 USA 할러데이가 LA 시내에 있는 코리아타운(한인타운)에서 1인당 운임 20달러(약 2만2천820 원)를 받고 일주일에 세 번씩 레드 어스 카지노로 승객을 태워 날랐다고 소개했다.
오후 8시 30분 LA에서 출발해 레드 어스 카지노로 간 버스는 4시간 반 정도 손님들을 기다렸다가 다음날 오전 일찍 LA로 돌아온다. 이날 사고로 데저트 리저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 승객도 미국 언론에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
코리아타운에서 이런 버스를 타고 카지노로 가는 한인 동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사고 버스에 한인 동포들이 탑승했을 가능성도 있다.
주LA 한국 총영사관은 우리 동포 피해 상황을 살피고자 경찰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인디언 캐니언 10번 도로 서쪽 방면을 모두 폐쇄하고 생존자 구조와 사고 수습에 전력을 쏟고 있다. 아울러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상자 14명을 치료한 팜 스프링스 병원은 5명의 상태가 위독하며 3명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나머지 6명의 부상 정도는 비교적 경미하다.
아이젠하워 메디컬 센터, JFK 메모리얼 병원은 치료한 환자 17명의 부상 정도가 모두 가벼운 편이라고 발표했다.
전면 통제 중인 10번 도로 서쪽 방면의 교통은 오후 4시께나 재개될 전망이다.
LA 타임스는 이날 교통사고는 사망자 수에서 역대 캘리포니아 주 최악의 교통사고 중 하나라고 전했다.
1963년 추알라에서 화물 열차가 트럭을 치어 멕시코 출신 농장 일꾼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1976년에도 고교 합창단원을 태운 버스가 도로를 탈선해 추락하면서 29명이 숨졌다. 2014년에는 트럭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고교생을 태운 버스와 충돌한 바람에 10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