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트럼프가 진행한 리얼리티 TV쇼 참가자와 스탭 등 20명 인터뷰
"자고싶다·끝내준다" 가슴·엉덩이 수시로 언급·딸 이방카와 외모 비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NBC방송 리얼리티 쇼 '견습생'을 진행할 당시 오디션 참가자와 스탭 등에게 외설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9월26일 첫 TV토론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AFP=연합뉴스)
여성 참가자들의 가슴 크기를 거론하고 특정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하는 등 여성을 경멸하는 발언이 많았다는것이다.
AP는 트럼프가 14시즌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견습생'의 참가자들과 스탭, 편집자 등 20여명과 인터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인터뷰는 별도로 이뤄졌지만, 다수가 트럼프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일치된 설명을 내놓았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먼저 8명의 전 스탭들은 트럼프가 한 여성 카메라맨에게 "멋진 뒷태를 갖고 있다"면서 그녀와 딸 이방카의 외모를 거듭 비교했다고 밝혔다.
진 포크스라는 한 참가 여성은 "트럼프가 여성 참가자들에게 가슴골이 좀더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를 입으라고 요구했다"며 "한 여성에게는 가슴 크기를 물으며 '진짜인가, 고치지 않은 건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2005년 12월 '견습생' 우승자인 랜달 핑케트는 트럼프가 한 참가여성을 가리키며 "그녀가 끝내주지 않나. 자고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그해 초 지금의 부인 멜라니아와 결혼했다.
'견습생'을 연출한 전 프로듀서 케서린 워커는 트럼프가 자신과 일한 5시즌 동안 여성의 몸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면서 "어떤 참가여성이 침대에서 탁월한지 추측하곤 했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에게 "귀엽다고 말하거나 멋진 엉덩이를 가졌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참가자는 "트럼프가 남성 참가자들에게 특정 여성 참가자와 잤는지 거듭 물었다"며 "모든 이들이 트럼프를 말리려 했으며, 해당 여성은 자신의 자리에서 움츠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포리 칼리그라는 한 참가 여성도 "트럼프가 몸매를 볼 수 있도록 빙글빙글 돌아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캠프의 호프 힉스 대변인은 "조작된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AP는 트럼프가 딸 이방카의 용모에 관해 했던 과거 문제적 발언도 조명했다.
트럼프는 2006년 ABC방송 '더 뷰'에서 "만약 이방카가 내 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녀와 데이트를 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라디오 진행자인 하워드 스턴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쁜지 아는가? 내 딸 이방카다. 그녀는 키가 180㎝다. 몸매도 최고다. 모델로서 많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강조했다.
또 2004년 뉴욕매거진에서는 "이방카는 대단한, 대단한 미인이다. 미국 모든 남자가 내 딸과 데이트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방카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