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2일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에 대한 모친 이희호 여사의 '대선 출마 권유설'을 놓고 박 의원과 또다시 대립각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박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희호 여사로부터 대선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여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문제삼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라는 상징성을,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4·13 총선 정국을 계기로 정치적 선택을 달리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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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의원은) 어머니가 대선 출마해라 하고 권유했다고 어떤 종편에다 얘기를 했는데, 어머니께 여쭤보니까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하더라"며 "'무슨 얘기냐' 이러시더라"고 전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어머니는 절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백번 양보해서 출마나 탈당을 권했다 해도 그 분을 염려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이라면 정치판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함구하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분(박 의원)이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같은데 저도 증거가 있다"며 "다만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더이상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쓸 데없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해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이 여사가 편지로 선물을 보내준 내용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모자 간 얘기는 천륜이고, 저와 이 여사 간 얘기는 인륜인데 개입하고 싶지 않다. 김씨 말에 일희일비하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실정을 인정한 뒤 협조를 요청하면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에 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날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군사정권 이후로 여당의 대표도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청와대와 협의하겠다' 이렇게 대놓고 말한 적이 없다"며 "국회의장 뽑는 것은 국회의원이 알아서 논의하는 것이지 청와대와 얘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개인적으로 크게 친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총체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편협하게 보면 아무 것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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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1988년 여소야대 국회 때 제1야당 평민당 총재이던 김 전 대통령이 국정안정을 위해 당시 여당인 민정당 김재순 의원에게 국회의장을 양보한 일화, 16대 후반기 국회인 2002년 여소야대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이 의장을 가져간 일을 거론했다.
그는 "무엇이 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죽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갖고 뭐 줄타기를 한다, 무슨 선을 넘는다 하는 것은… 더욱이 3권분립에 위배된다라고 하는 것은…"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합)